장애아들 필리핀에 버린 부부…첫 재판서 “그런 적 없다”
장애아들 필리핀에 버린 부부…첫 재판서 “그런 적 없다”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9.08.20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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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연합뉴스/연합뉴스TV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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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아들을 ‘코피노(필리핀 혼혈아)’로 속여 필리핀 보육원에 방치한 혐의로 기소된 부부가 첫 재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20일 부산지방법원 형사4단독 부동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A·B씨 부부는 검찰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A·B씨 변호인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 다수에 대해 “양육비를 주고 아들을 위탁한 것”이라며 “방임하거나 유기한 것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앞서 검찰 조사 때에도 “아이가 불교를 좋아해서 템플스테이를 보냈고 영어에 능통하도록 필리핀에 유학 보낸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2014년 11월 정신장애가 있는 친아들 C(당시 10살)군을 필리핀으로 데려가 현지 한인 선교사에게 아들이 ‘코피노’라며 양육비 3500만 원을 건네고 떠났다. 

필리필 여성 사이에서 낳은 아들인데 엄마가 없어 키우기 힘들다는 게 이유였다. 

이후 A씨 부부는 전화번호를 바꾸고 출국 전에는 아이 이름도 바꾸면서 선교사와 연락을 완전히 끊고자 했으나 후임 선교사가 A씨와 수년간 연락이 닿지 않는 점을 이상하게 여겨 청와대 국민신문고에 이 사실을 올리면서 4년 만에 사건 전말이 공개됐다. 

A씨 부부는 2010년에는 네팔, 경남 한 어린이집, 충북의 한 사찰 등 아들을 맡기고 1년 넘게 한 번도 찾아가지 않았고, 필리핀 현지 보육원에 맡긴 뒤에는 4년 간 연락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게 됐다. 

한편 이들 부부의 다음 재판은 오는 9월26일 오후 2시에 열린다. 

검사는 A씨가 아들을 맡긴 선교사, 사찰 주지, 어린이집 원장을 증인으로 신청해 혐의를 입증할 계획이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