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 희생’ 정선군청 20대女 유골 발견
‘연쇄살인 희생’ 정선군청 20대女 유골 발견
  • 김종학기자
  • 승인 2009.02.18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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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품도 수거…국과수에 정밀 감정 의뢰
피해자 모친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다”

연쇄살인범 강순호(38)이 납치 살해했다고 자백한 강원 정선군청 여직원 윤모씨(당시 23세)로 추정되는 유골이 18일 정오께 영월군 삼옥재 인근 도로 옆 낭떠러지에서 발견됐다.

검경 합동조사팀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시신 발굴작업을 시작해 1시간여 만인 정오께 강호순이 지목한 지점에서 윤씨로 추정되는 대퇴골과 턱뼈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발견된 유골들은 삼옥재 인근 도로 옆 비탈진 경사면 20여m 지점에서 나왔으며 이어 첫 발견장소 인근에서 부서진 뼛조각들이 추가로 발굴됐다.

검경 조사팀은 유골 발견 후 호송차에 있던 강호순을 하차시킨 뒤 당시 범행에 사용했던 무쏘 차량에서 시신을 유기하는 장면까지 일부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이날 발굴작업은 가파른 경사로 인해 접근이 어려워 소방구급대원들까지 동원되는 등 난항을 겪었으며 강호순을 보려고 몰려든 유가족들의 거센 항의로 20여분간 몸싸움이 벌어졌다.

강호순은 윤씨를 차량에 태워 성폭행한 뒤 목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삼옥재 비탈길에 버리고 은폐를 위해 머리부위를 큰 돌로 눌러놓았다고 조사팀은 전했다.

시신발굴 현장지휘를 맡은 수원지검 안산지청 정영은 검사는 "인골로 볼 수 있는 38cm 가량의 대퇴골과 치과치료를 받은 것으로 보이는 턱뼈가 발견됐다"며 "시신 수습작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검경 조사팀은 나머지 시신 발굴 작업을 벌이는 한편 발견된 유골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내 유전자 검사를 의뢰했다.

한편 연쇄 살인범 강호순의 희생양이 된 것으로 밝혀진 강원 정선군 공무원 윤모씨의 집은 안방 불만 켜진채 벨을 눌러도 아무런 인기척이 없었다.

윤씨의 어머니 강모씨(44)는 "남편은 지금 뉴스보면서 눈물만 흘리고 있다"며 "살아 있을 거라는 한줄기 희망마저 사라져 어떤말도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강씨는 "모든 것이 꿈만 같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다"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그저 막막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이웃들은 "현재 윤씨의 부모님과 오빠는 실의에 빠진채 아무런 말도 할 수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한편 윤씨는 지난 2006년 9월7일 오전 7시50분께 군청색 반팔 상의와 군청색 치마를 입고 집을 나선뒤 연락이 두절됐으며, 정선경찰서와 정선소방서는 주변인물 등을 상대로 탐문하고 핸드폰 위치를 추적하는 등 현재까지 윤씨를 찾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