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한국서 32만명 고용유발”…업계 “세금 이슈 때문”
애플 “한국서 32만명 고용유발”…업계 “세금 이슈 때문”
  • 장민제 기자
  • 승인 2019.08.19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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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첫 국내 고용자 수 등 공개…500명 직접 고용
(이미지=애플 홈페이지)
(이미지=애플 홈페이지)

애플이 한국 진출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국내 직접 고용 수와 고용유발 예상치를 공개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애플이 최근 불거지는 ‘세금 이슈’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했다.

애플은 19일 애플코리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6월말 기준 한국에서 직접 고용한 직원 수는 500명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20여년 전 단 2명의 직원으로 대한민국에 첫발을 디뎠다”며 “현재 디자이너부터 제작, 고객 서비스, 마케팅, 하드웨어 전문가 등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500여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며, 이 수치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애플은 국내 협력업체와 유통, 운송 등에서 자신들이 직·간접적으로 고용 유발한 인원은 12만5000명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컨설팅 업체 애널리시스 그룹이 작년 애플의 국내 상품과 서비스 지출 투자총액 정보를 토대로 산출한 수치다.

아울러 애플은 미국 소재의 진보정책연구소에서 발간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국 내 앱스토어 생태계에서 20만명의 일자리를 더 유발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개발자들이 지난 2008년 후 앱 스토어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4조7000억원으로 분석했다.

애플은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지에선 이 같은 사이트를 수년 전부터 제작·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애플이 구체적인 고용 수와 일자리 창출 추정치를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 일각에선 애플이 점차 강화되는 글로벌 기업에 대한 세금 부과 이슈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했다. 현재 세계 각국은 구글, 애플 등 해외 서버를 둔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T) 기업들이 천문학적인 수익을 거두면서도 현지에 세금을 내지 않는 행태를 문제로 삼고 있다.

앞서 프랑스와 영국 과세당국은 애플의 조세회피 혐의에 각각 5억유로, 1억3600만유로의 세금을 추가 납부토록 애플과 합의했고, 세계 주요 7개국(G7, 미국·일본·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들은 지난달 열린 G7 재무장관회의에서 디지털세 과세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행 조세제도 미비로 다국적 IT기업에 대한 과세가 쉽진 않지만, 국세청은 세무조사를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애플의 고용유발 효과 발표는 세금 때문에 그런 것 같다”며 “국내서 법인이 세금탕감 또는 세무조사 면제를 받기 위해선 성실납부가 첫 번째고, 두 번째는 고용창출에 대한 기여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매출에 비해 국내에 얼마나 투자를 했느냐에 따라 세금감면이 결정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32만명의 고용창출은 말이 안 된다”며 “애플 수리센터도 몇 개 되지 않고, 리셀러들 등 모두가 하청형태다. 세금 이슈에 뜬금포로 발표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