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상반기 실적 7년 만에 최악…“지속가능한 요금 체계 준비할 것”
한전, 상반기 실적 7년 만에 최악…“지속가능한 요금 체계 준비할 것”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08.14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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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지난 2012년 이후 가장 부진한 성적
지난해 3분기 높은 국제유가 올 1분기 영향 미쳐
(사진=신아일보 DB)
(사진=신아일보 DB)

한국전력이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 9285억원을 기록하며 상반기 기준으로 7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보였다.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은 2986억원으로 나타나 3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올 상반기 한전의 이 같은 실적은 지난 2012년 국제유가가 상승한 이후 가장 부진한 성적이다. 2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다소 개선됐다.

14일 한전에 따르면 한전의 올 2분기 실적은 매출 13조710억원, 영업손실 2986억원, 당기순손실 4121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2.0% 감소했으며 영업손실은 지난해와 비교해 3885억원 개선됐다. 당기순솔신은 5064억원 회복했다.

상반기 성적은 매출 28조3194억원, 영업손실 9285억원, 당기순손실 1조1733억원을 나타냈다.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29조432억원과 비교해 2.5% 줄었으며 영업손실은 지난 2012년 상반기 2조3000억원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당기순손실의 경우 지난 2013년 1조4000억원을 기록한 이후 6년 만에 가장 좋지 않았다.

한전은 2분기 실적에 대해 “원자력발전 이용률이 오르고 발전용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하락하는 등 발전 자회사 연료비와 민간구입비가 5000억원 감소하며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상반기 실적과 관련해선 “지난해 3분기의 높은 국제유가가 구입 전력비에 반영돼 1분기 영업손실이 늘었고 상반기 손실액이 커졌다”고 말했다.

발전용 액화천연가스(LNG) 공급단가에 적용되는 유가는 평균 5개월의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 올해 두바이유는 배럴당 67.4달러로 지난해 72.1달러보다 하락했지만 지난 2016년 43.2달러나 지난 2017년 49.85달러보다 높은 수준이다.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석탄 이용률이 줄어들고 상대적으로 단가가 비싼 LNG 가동률이 늘어난 점도 한전의 지출을 늘린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나마 2분기 원자력발전 이용률이 지난해보다 높아진 것이 손실액을 어느 정도 보전했다.

2분기 기준 원전 이용률은 지난해 대규모 예방정비로 62.7%까지 하락했지만 올해는 82.8%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발전 자회사의 연료비는 지난해 4조2671억원에서 올해 3조9210억원으로 8.1% 줄었다.

3분기에는 전력 판매량 증가 등에 따른 실적 상승이 기대되지만 근본적인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 미지수다.

일반적으로 3분기는 여름철 냉방수요에 따른 전력 판매량 증가와 높은 판매단가가 적용되는 계절별 차등 요금체계의 영향으로 분기 가운데 가장 높은 실적을 보인다.

지난해에도 1·2분기 연속 적자를 보였지만 3분기에는 흑자 전환했다. 하지만 4분기에는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일각에서는 한전이 전기요금 인상을 통해 실적 개선을 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는다.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에 대해 한전 관계자는 “전기요금 인상은 단기적인 실적으로 결정될 수 없고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 결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합리적인 안을 만들어 정부와 협의를 거쳐 내년 상반기까지 진전을 이루려고 한다”며 “준비를 세밀하고 착실하게 해서 지속가능한 전기요금 체계가 되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