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아파트 임대료보다 한국서 10억달러 버는 게 더 쉬워"
협상 앞두고 한국 정부 압박… '독재자 김정은엔 애정' 지적도
미국발 방위비 분담금 인상요구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11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9일 뉴욕에서 개최된 대선 캠페인 모금 행사에서 과거 부친과 브루클린의 아파트 임대료를 거뒀던 경험을 거론하면서 "한국에서 10억달러를 벌어들이는 게 브루클린 아파트에서 114.13달러의 임대료를 받는 것보다 더 쉬웠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2월 제10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에서 한미가 주한미군 방위비 중 한국의 분담금을 전년 대비 8.2% 인상된 1조389억원에 합의한 것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미국은 마지노선으로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를 제시했었다.
또 미국은 SMA 갱신 기간을 기존 3~5년에서 1년으로 줄이며 앞으로는 매년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이어갈 것임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자신의 협상 수완을 자화자찬하며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려는 의도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으로부터 방위비분담금 인상을 쉽게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앞두고 한국 정부를 압박하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의 방한을 앞둔 지난 7일 트위터에 "한국은 북한으로부터 자신들을 방어하기 위해 미국에 상당히 더 많은 돈을 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 방한했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정경두 국방장관을 만나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이 행사에서 "그들은 훌륭한 TV를 만들고 경제도 번창하고 있다"며 "그런데 왜 우리가 그들의 방위비를 내야 하나. 그들이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과정을 설명하며 문재인 대통령의 억양을 흉내내기도 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농담 수준이었음을 고려하더라도 내년도 우리 측이 지출해야 할 방위비 규모를 정하는 제11차 SMA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서는 "이번 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아름다운 편지를 받았다. 우리는 친구"라며 "사람들은 김 위원장이 나를 볼 때 항상 웃고 있다고 말한다. 내가 취임하지 않았으면 북한과 큰 전쟁을 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추후 분담금 협상 과정에서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이유로 한·미 연합훈련을 축소하거나 훈련 비용의 상당 부분을 한국 측에 요구할 것으로도 관측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억양을 흉내내 중국 측의 격분을 일으킨 바 있다.
뉴욕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 리더의 억양을 흉내내면서 놀린 반면 독재자인 김정은을 향해서는 애정을 표시했다고 지적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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