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日 불매운동 '성숙한 시민의식' 필요한 때
[기자수첩] 日 불매운동 '성숙한 시민의식' 필요한 때
  • 김소희 기자
  • 승인 2019.08.12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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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의 반도체 필수소재 등에 대한 ‘한국 수출규제’로 지난달 초 촉발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어느덧 약 50일째 이어지고 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는 일본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이는 일본 제품의 매출하락이라는 가시화된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 일본 맥주의 경우 매출이 40%가량 줄었을 뿐만 아니라 관련 회사가 직원 무급휴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불매운동 폄하 논란을 일으킨 유니클로는 매출 및 앱 이용자 30%가량 감소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외에 일본여행 취소와 일본자동차 수입하락 등 파급력이 상당하다.

특히 이달 2일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 명단(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면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지역·품목에 관계없이 대대적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전 국민이 동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 규모나 속도가 거대해지고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유니클로 양말에 립스틱을 묻혀 훼손한 이른바 ‘유니클로 립스틱 사건’부터 ‘유니클로 방문 단속반’, ‘일본 제품 사용·이용 시 친일파 비난’ 등까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소식들이 전해졌다.

하지만 우리가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응하는 방법으로 선택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국제적으로 그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와 같은 저속한 행동으로 본질을 흐려서는 안 된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장기화될수록 순간의 실수가 되레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좀 더 냉철한 시각, 철저한 시민의식 하에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임해야 한다. 

한 마디로 선진형 불매운동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그래야만 국제사회에서 공감을 얻고 불매운동을 통해 이루고자 했던 바에 도달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대한 동참여부는 개개인의 자유의지에 맡겨야 한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설령 자신이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동참하고 있다고 해서 남들에게 동참을 강요하거나 동참하지 않았을 때 비난한다면 당위성을 얻을 리 만무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ksh3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