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아-50대기업 해부21] 하림그룹, 동북아시아 식품허브 '정조준'
[신아-50대기업 해부21] 하림그룹, 동북아시아 식품허브 '정조준'
  • 나원재 기자
  • 승인 2019.08.11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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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 중심 '식품 트라이앵글' 구축…선진국 수준 경쟁력 확보
생산판매까지 수직 계열화…강력한 오너십 바탕 기술력 제고
하림지주 전북익산 본사 사옥. (사진=하림)
하림지주 전북익산 본사 사옥. (사진=하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 맞춰 또 한 번 도약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각 기업은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핵심 사업의 역량을 끌어올리는가 하면,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본지는 국내 50대기업의 근황을 차례로 살펴보고 각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짚어본다.

국내 육계가공업계 1위인 하림그룹은 전라북도 익산시 본사를 중심으로 식품 트라이앵글 구도를 구축하고, 동북아시아 시장의 식품 허브로 거듭나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총자산 11조9000억원인 재계 26위 하림그룹은 지난해 재계 32위를 기록했지만, 1년새 총자산은 1조4000억원이 늘어나 재계 순위를 단숨에 끌어올렸다.

그룹은 올해 1분기 기준 약 4000만 마리의 육계를 가공·생산하며 국내시장점유율 18.9%를 기록한 가운데, 원종란 생산부터 판매까지 수직 계열화를 구축하면서 선진국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했다.

◇하림지주 중심 주력 계열사 강력한 지위 확보

그룹은 순수지주회사인 하림지주를 중심으로 육계가공과 동물용 사료·조제식품 제조, 유통·판매를 하는 계열사에 대해 강력한 지위를 확보했다.

이를 위해 그룹은 지난해 지주사인 제일홀딩스와 중간지주사인 하림홀딩스를 흡수·합병해 상호를 하림지주로 변경했다.

하림지주의 최대주주는 김홍국 회장이며 지분율은 올해 1분기말 기준(이하 동일) 22.64%다.

하림그룹은 하림지주를 중심으로 핵심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이 확고하다. 기사 내 지배구조는 계열관계의 형성이나 유지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는 해외법인은 생략되는 등 일부 다를 수 있음을 알립니다. (이미지=하림)
하림그룹은 하림지주를 중심으로 핵심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이 확고하다. 기사 내 지배구조는 계열관계의 형성이나 유지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는 해외법인은 생략되는 등 일부 다를 수 있음을 알립니다. (이미지=하림)

하림지주는 이외 계열사인 한국인베스트먼트가 19.9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또 다른 계열사인 올품과 경우가 각각 4.30%, 0.49%을 가지고 있는 등 우호지분을 포함하면 지분율은 총 50.82%까지 늘어난다. 이외 소액주주의 총 지분율은 29.95%다.

하림지주는 주요 종속회사(지배회사의 연결자산 총액의 100분의 10 이상인 종속회사)에 대한 지분율도 최대주주로써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하림지주는 외항운송업을 영위하는 팬오션에 대해 54.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통신판매를 주력으로 하는 엔에스쇼핑의 지분율은 40.7%다.

하림지주는 동물용 사료와 조제식품을 제조하는 선진과 팜스코에 대해 각각 50.00%, 56.3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육계 가공·저장 업체인 하림과 사료 제조사인 제일사료에 대해선 각각 47.92%, 88.11%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하림지주는 주요 종속회사를 통해 이하 계열사를 지배하며 시장 환경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지분구조를 완성한 셈이다.

특히 김홍국 회장은 주요 종속회사에 대해 현재까지 대표·사내이사를 겸직하면서 경영에 직접 참여하는 등 강력한 오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동북아 거점으로 글로벌 시장 확대 공략

하림그룹은 닭고기 전문기업으로 출발해 곡물유통, 해운, 사료, 축산, 도축가공, 식품제조, 유통판매라는 식품의 가치사슬 전 과정을 통합 관리하는 글로벌 푸드&애그리(농업) 시스템을 완성했다.

이러한 가운데, 그룹은 동북아 식품허브를 완성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하림푸드 트라이앵글(Harim Food Triangle)’ 구축을 경영전략과 비전으로 제시했다. 그룹은 동북아 시장을 거점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도 확대할 전망이다.

그룹은 전북 익산시 함열읍 다송리 익산 제4산업단지에 신축 중인 공유주방 개념의 종합식품단지 ‘하림푸드 콤플렉스’에 4000억원을 투자했다.

그룹에 따르면 ‘하림푸드 콤플렉스’는 12만709제곱미터(㎡, 3만6500평) 부지에 식품 가공공장 3개와 물류센터 등이 들어선다. 본격 가동이 시작되면 700여개의 직접일자리 창출과 함께 협력업체와 식품소재 분야의 대규모 고용유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그룹은 하림푸드 콤플렉스 조성과 더불어 인근 전북 익산시 망성면에 본사를 둔 닭고기 전문기업 하림에 최근 2000여억원을 투자해 국내 최대 최첨단 도계 가공시설 증축공사를 마무리했다.

그룹은 30여년 동안 국내 닭고기 산업의 발전을 이끈 하림의 설비와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개선하고, 닭고기 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룹은 전북 익산시 왕궁면에 조성된 국가식품클러스터에도 이미 5만3623㎡(1만6000평)의 부지를 확보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첨단 식품가공 플랜트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그룹은 3곳의 식품생산 거점을 연결한 ‘푸드 트라이앵글’을 바탕으로 공공기관 지방이전과 국가식품클러스터, 새만금 개발 등 국가균형발전 전략과 발을 맞추며 한국 식품산업의 새로운 견인차 역할을 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연구개발·시설투자 지속하며 시장 대응

하림그룹에 따르면, 핵심 계열인 하림은 국내시장 처음으로 유럽형 동물복지 도계가공공장 운영으로 닭고기의 품질을 세계적 수준으로 높였다.

또, 계열화 사업과 지속적인 시설투자에 힘입어 국내 최대 육계 가공업체로서 육계 시장을 선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하림은 기존 통닭 중심의 공급 이외에도 부분육, 절단육, 염지육과 무항생제 제품(자연실록) 등의 신선육 제품과 닭고기 가공제품의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앞으로 국내 시장에서의 입지를 굳건히 수성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그룹은 육계 영세중소업체의 경영 위축을 예상해 앞으로 관련업계는 일부 대형업체를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과거 소형 업체들로 인해 발생한 수급 불균형과 공급과잉 현상 등은 소수 대형 업체의 역할을 키울 것이란 설명이다.

그룹은 이를 예상해 다양한 육계 가공품의 생산·물류 시스템을 체계화하고, 초기 판매유통망 확보와 브랜드 인지도를 더욱 확대하는 등 최적의 서비스 체제를 완성하면서 시장을 주도적으로 이끈다는 계획이다.

그룹은 특히 연구개발(R&D)을 지속하면서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신제품도 지속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하림의 경우, 최근 1~2인 가구 증가에 따라 홈메이드 방식과 즉석요리 제품 등을 출시하면서 시장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고 있다.

◇2030년 글로벌 10위권 목표, 농가와 상생 강조

지난해 7월 취임한 박길연 하림 신임 대표는 취임사에서 “오는 2030년까지 가금식품분야 세계 10위권에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는 2020년까지 매출액 1조원과 농가소득 2억2000만원 달성이 단기목표”라며 “글로벌 시장을 리드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모든 분야에서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파트너인 사육농가들의 발전이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오는 2023년이면 미국산 수입 닭고기 관세도 완전히 철폐돼 국내 시장이 사실상 완전히 개방된다”며 “새롭게 변신 중인 익산공장은 국산 닭고기의 품질 경쟁력을 선도하고, 수입산으로부터 국내 시장을 완벽히 방어하는 기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사진=연합)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사진=연합)

하림은 이를 위해 계분 처리로 어려움을 겪는 소속 농가들과 해결책을 논의하고, 대정부 정책 개선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하림은 최근 전라북도 부안군의 계열화 농가인 김홍균씨 농장에서 박길연 대표와 이광택 하림농가협의회장 등 40여명 이상이 참석한 가운데, 효율적인 계분 처리와 산업폐기물 분류 개선 등을 논의했다.

현재 소속 육계농가들은 계분 처리에 따른 비용에 많은 부담을 갖고 있다.

하림은 사육경비 절감 방안으로 깔짚(닭 등 동물우리 바닥에 까는 짚이나 톱밥을 총칭) 재활용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대정부 대책을 건의한다는 방침이다.

(본지는 다음 편에서 금호아시아나의 미래 경쟁력을 살펴볼 예정이다.)

nwj@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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