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건 개선되도 원화 약세 계속?
국내 여건 개선되도 원화 약세 계속?
  • 박재연기자
  • 승인 2009.02.17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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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경제硏 “단기외채상환·무역수지 악화 주 요인”
지난해 말보다 국내 경제 여건이 다소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원화약세가 진행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대규모 단기외채상환 수요와 무역수지 악화가 주요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7일 삼성경제연구소는 "국내 여건이 지난해 말에 비해서 소폭이나마 개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며 최근에는 1400원을 상회하고 있다"며 "이는 대규모 단기외채상환 수요와 지표보다 나쁜 무역수지 등에 기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선 국책 및 시중 은행의 외화조달 성공에도 불구하고 만기도래하는 외채상환을 모두 충족시키기에는 역부족으로 판단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1년 이하 단기외채는 1894억 달러이고, 유동외채(단기외채 + 장기외채중 1년 이내 만기도래분)는 2271억 달러다.

이러한 상황에서 올해 국책 및 시중 은행 해외점포가 상환해야 할 당기외채는 약 800억 달러로 알려지고 있으며, 조달 시 가산금리도 2년 전(1%p)에 비해 6-7%p로 매우 높은 상황이어서 개선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조선업체의 선물환 매도분을 고려할 경우 수출을 통한 달러화 공급(외환시장 측면)은 수출 및 무역수지 발표수치보다 더 악화된다는 점도 원화불안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수출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조선업의 경우 수출통계보다 적은 규모의 달러화가 실제로 외환시장에 공급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배를 건조한 후 선주에 인도 시 조선업 수출통계에 잡히나, 이들 건조대금은 2-3년 전에 이미 선물환매도를 통해 외환시장에 공급함에 따라 이를 고려해 계산할 경우 올해 실제 외환시장에 공급될 달러화는 수출 전망치인 544억 달러보다 157억 달러 적은 387억 달러로 추정된다는 분석이다.

연구소는 아울러 정부 당국이 공급한 외화유동성의 만기 도래 등도 환율 불안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외환시장의 3대 현상(글로벌 달러화 강세, 엔화의 나홀로 강세, 원화 불안)은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내놨다.

연구소는 "상반기까지는 글로벌 금융불안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아 기존 달러화 강세, 엔화의 나홀로 강세, 원화 불안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하반기 중에는 글로벌 달러화 약세, 엔화 약세, 원화 강세 양상이 전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달러화의 경우 미국의 펀더멘털(쌍둥이 적자, 초저금리 등)이 반영되면서 전반적으로 약세로 반전할 것으로 기대되고 엔화도 엔캐리 트레이드의 청산 중단 또는 재개로 약세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원화는 외화조달 여건이 개선되며, 기존의 지나친 약세에서 반전될 전망인데 하반기에는 원화 환율이 달러당 1200원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오는 3월과 4월 외국인투자자의 해외송금수요까지 가세해 상승세를 나타내더라도 지난해 11월과 같이 1500원 선을 상회할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