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연례적으로 실시되는 훈련… 시기·규모 등 검토 중"
훈련 규모도 공세적으로 키워… 지소미아 연장과 연계 검토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와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수출절차 우대국) 배제 결정으로 한일 경제전쟁이 본격화한 가운데, 군이 일본을 '가상의 적'으로 규정한 독도방어훈련을 곧 실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는 초계기 갈등을 비롯, 한일관계가 악화하면서 유예됐지만 일본의 경제보복 등에 따라 훈련을 실시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한 것이다.
한일 간 무역갈등에 이어 군사갈등도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5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독도방어훈련을 연례적으로 실시되는 훈련"이라며 "올해 예정된 훈련의 시기와 규모 등은 현재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애초 우리 군은 독도방어훈련을 지난 6월에 하려다 예민한 한일관계를 고려해 미뤄왔다.
그러나 일본이 안보상의 이유를 들어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하는 등 경제보복을 가하며 한일관계를 악화시킨 상황에서 더는 미룰 이유가 없다는 판산이 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훈련은 외부 세력의 독도 침입을 차단하기 위해 매년 실시하는 해군과 공군의 합동훈련으로,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 실시했다.
사실상 일본을 가상의 적으로 설정하고 이에 대한 훈련을 하는 셈이다.
통상 구축함 등 해군 함정들과 잠수함을 탐지하는 해상 초계기가 참가하고 공군도 F-15K 전투기를 훈련 해역에 보내며, 해경 역시 경비함을 보내 해군 작전을 지원한다.
이번 훈련에는 해병대 신속기동부대 병력도 독도에 상륙해 외부세력을 퇴거시키는 훈련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관계가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는 만큼 예년보다는 훈련 규모를 공세적으로 키운 것으로 보인다.
특히 훈련이 광복절이 있는 이달에 실시되면 그 자체만으로도 일본에 강력한 메시지를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군의 한 관계자는 "일본 측이 상황을 악화시키는 상황에서 계획된 훈련을 미루면서까지 일본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나온다"고 했다.
훈련 시기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문제와 연계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 대변인은 "현재까지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정부는 지소미아 연장여부와 관련, 우리에 대해 신뢰의 결여와 안보사항의 문제를 제기하는 국가와 민감한 군사정보교류를 계속 하는 것이 맞는 지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소미아는 1년 단위로 연장되고 한쪽이 연장하지 않겠다는 뜻을 통보하면 자동폐기되는데 올해 연장 시한은 이달 24일이다.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며 억지를 부리는 일본은 우리 군의 독도 방어 훈련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해왔다.
이번에도 일본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이번 만큼은 강경하게 나가겠다는 게 정부의 구상인 것으로 보인다.
[신아일보] 김가애·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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