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기념관 '10cm 크기' 소녀상… 日 압박에 철거 
독일 기념관 '10cm 크기' 소녀상… 日 압박에 철거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9.08.04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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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페어반트서 옛 나치 강제수용소 기념관에 선물
지난해 독일 라벤스브뤼크 강제수용소 기념관에 전시됐다가 일본 측의 요구로 철거된 '작은 소녀상'과 같은 형태의 소녀상이 베를린 여성 예술인 전시관에 전시되고 있다. (사진=베를린 연합뉴스)
독일 라벤스브뤼크 강제수용소 기념관에 전시됐던 작은 소녀상과 같은 형태의 소녀상. (사진=베를린 연합뉴스)

 

일본 최대 국제예술제에 출품된 ‘평화의 소녀상’ 전시가 개막 사흘 만에 중단된 가운데 독일의 한 기념관에 상설 전시된 소녀상도 일본 압박에 의해 철거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독일에서 활동하는 한국 관련 시민단체인 코리아페어반트에 따르면 이 단체의 한정화 대표는 2017년 초 베를린 북부 브란덴부르크주의 소도시 라벤스브뤼크의 옛 나치 강제수용소 기념관에 ‘작은 소녀상’을 선물했다.

이는 10cm도 채 안되는 소녀상이었다. 

기념관 측은 의미가 깊은 선물이라며 같은 해 4월부터 여러 작품과 기념품을 모아 놓은 기념관 입구에 작은 소녀상을 전시했다. 

당시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할머니는 기념관을 찾아 이 소녀상과 기념 촬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게 된 일본대사관 측이 지난해 1월 브란덴부르크주 당국과 기념관을 상대로 항의하며 전시물에서 제외해달라고 요구했다. 

기념관 측은 일본대사관 관계자를 불러 철거 이유를 묻는 등 대처에 나섰으나 결국 일본의 압박 속에서 소녀상을 철거키로 했다. 

이 같은 일본의 소녀상 때리기는 문재인 정부가 화해·치유 재단을 해산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편 베를린 여성 예술가 전시관인 게독에 전시된 소녀상은 지난 6월 도르트문트에서 열린 ‘독일 교회의 날’ 기념 전시회에서도 전시됐는데 당시 일본 뒤셀도르프 총영사관이 전시관 측에 철거 요청을 한 것으로 전했졌다. 

또 앞서 2017년 3월 남부도시 비젠트의 네팔-히말라야 파빌리온 공원에 유럽 최초로 세워진 소녀상에 대해서도 일본 측이 공원 측에 철거 요구를 했으며, 2016년에는 수원시가 자매결연을 맺은 독일 프라이부르크에 소녀상을 설치하려 했지만 일본 측 항의로 무산된 바 있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