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이어지는 韓 증시…“반등 기대 어려워”
악재 이어지는 韓 증시…“반등 기대 어려워”
  • 김현진 기자
  • 승인 2019.08.02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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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국 제품 10% 관세 부과 이어 日 화이트리스트서 한국 제외
(이미지=연합뉴스)
(이미지=연합뉴스)

미중 무역갈등에 이어 일본까지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한다고 발표하면서 국내 증권가에 비상이 걸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또 일본 정부는 2일 ‘화이트리스트’(전략 물자 수출심사 우대 대상)에서 한국을 제외한다는 내용의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최근 미중 무역협상 장기화에 따른 기업 실적 부진 등 악재로 하락세를 이어왔던 국내증시가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고 일본의 보복까지 이어지며 더 어려운 처지에 몰린 셈이다.

이에 증권가는 상장기업들의 실적이 더욱 악화될 수 있어 당분간 증시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국내증시가 그동안 여러 악재를 반영해 이미 많이 내린 상태이기 때문에 하락세가 더 가팔라질 가능성은 작다는 지적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한국이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됨에 따라 대일 의존도가 높은 전략물자 품목과 관련도니 업종·기업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그간 G2(미·중) 무역갈등으로 수요 위축 등 리스크가 부각됐지만 일본의 규제로 공급 측면에서도 비상사태에 직면하게 됐다”며 “일본과의 무역구조를 보면 일본산 수입품 중 중간재 비중이 높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됨에 따라 새롭게 일본 정부의 심의를 받는 중간재 품목도 늘어날 것이므로 부품조달 문제를 겪는 국내 산업의 생산과 투자를 위축시키고 궁극적으로 수출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배터리 제조기업(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의 원료 조달에 일시적인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전지 소재를 감싸주는 파우치 필름의 경우 대부분을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전문가들은 일본의 경제 보복 공세와 미중 무역갈등 고조가 국내증시 전반의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국내증시가 이미 이런 악재를 상당 부분 선반영한 상태여서 코스피 2000선이 무너진 상태가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우려가 현실화됐다”며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는 어느 정도 예견돼 있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10%를 부과한다는 소식과 맞물려 가뜩이나 국내증시를 둘러싼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심리 위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jhuy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