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강경화 vs 日 고노, 방콕서 양보 없는 설전 벌여
韓 강경화 vs 日 고노, 방콕서 양보 없는 설전 벌여
  • 박준수 기자
  • 승인 2019.08.02 17: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경화 “일방적이고 임의적 결정”
고노 “WTO협정과 양립한다”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도 예정돼있어
2일 오전 태국 방콕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아세안+3 외교장관 회의에서 발언하는 강경화 외교장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2일 오전 태국 방콕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아세안+3 외교장관 회의에서 발언하는 강경화 외교장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일본 고노 다로(河野太郞)외무상이 방콕에서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2일 오전 태국 방콕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 10개국 연합)과 +3(한·중·일) 외교장관 회의에서, 강 장관과 고노 외무상이 다자 외교 무대에서 정면으로 부딪혔다.

이날 외교장관회의에서 강 장관과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고노 외무상이 나란히 자리했지만 전날 한일 외교장관 회담 때와 같이 서로에게 날선 기세를 보였다.

외교장관 회의가 시작된 후 모두발언에선 강 장관이 먼저 발언했다.

강 장관은 “오늘 아침 화이트리스트 목록에서 일방적이고 임의로 한국을 제외한 일본의 결정에 대해 관심을 환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무역과 통상의 자유로운 흐름을 확대시켜 우리가 공유하는 파이의 조각을 키워나가야 하는데, 불행히도 우리의 지역에서 이러한 근본 원칙이 도전을 받고 있다”며 일본의 결정을 규탄했다.

아울러 “한국은 지난달 31일 채택한 아세안 외교장관들의 공동성명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말했다.

공동성명에는 ‘주요 교역국 사이에서 발생한 무역갈등을 우려하며, WTO(세계무역기구)에 구체화된 투명하고 개방적이며 규칙을 따르는 다자 무역체제를 지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돼있다.

이에 고노 외무상은 발언권을 넘겨받고 “나는 아세안 친구들로부터 우리의 수출 관리 조치에 대한 불만을 듣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한국은 우리의 아세안 친구들보다 더 우호적이거나 동등한 지위를 누려왔으며 앞으로도 누릴 것인데, 강 장관이 언급한 불만이 무슨 근거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고노 외무상은 “민감한 재화와 기술의 수출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일본의 책임이며, 이같은 필수적이고 합법적인 점검은 WTO 합의와 관련 규정을 포함한 자역무역 체제와 전적으로 양립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앞으로 이와 관련한 다른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본다”며 단호한 입장을 내비쳤다.

모두발언이 끝나고 회의는 비공개로 전환됐으며, 지역 및 국제정세를 의제로 한 실질문제 토의가 시작됐다.

이번 토의에서도 강 장관과 고노 외무상의 설전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싱가포르 외교부장관과 중국 왕이 부장의 발언이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발라크리쉬난 장관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에 아세안이 포함돼 있지 않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며 “신뢰 관계 증진과 공동의 번영을 위해선 화이트리스트 대상국을 축소할 게 아니라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왕 부장 또한 “아세안 +3에 참여하는 나라들은 ‘하나의 가족’과 같다” 며 “선의와 신뢰를 바탕으로 이 지역의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해 두 국가는 한국 뿐만 아니라 아세안과 중국 또한 화이트리스트 국가에 추가되야 한다고 우회해 말했다.

이에 고노 외무상은 발언을 요청해 “한일이 문제를 겪고 있는 수산물 수입규제·한일 기본조항·수출통제 등이 모두 연계돼 있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강 장관 또한 발언을 요청해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이 내려졌으며, 이후에 일본에서 일련의 조치가 있었다”며 경제 보복의 연원을 설명하며 고노 외무상과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한편 강 장관과 고노 외무상은 이날 방콕에서 오후 6시30분경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함께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wnstn0305@shina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