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복합소재 노조 설립 두고 마찰…김기현 대표에 불만 고조
일진복합소재 노조 설립 두고 마찰…김기현 대표에 불만 고조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08.01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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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다이아몬드 노조, 복합소재 찾아 조합 설립 등 선전활동 펼치는 중
노조 “김기현 대표, 일진다이아 대표 재직 당시 ‘근로여건 악화’ 주도”
노조 설립될 경우 파업 여부 ‘주목’…회사 차원서 소통 필요하단 지적도
전라북도 완주군에 위치한 일진복합소재 본사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선전활동을 펼치는 금속노조 일진다이아몬드지회. (사진=금속노조 일진다이아몬드지회)
전라북도 완주군에 위치한 일진복합소재 본사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선전활동을 펼치는 금속노조 일진다이아몬드지회. (사진=금속노조 일진다이아몬드지회)

수소 차량용 연료탱크 제조업체인 일진복합소재가 노동조합 설립을 두고 사측과의 마찰이 예상되는 가운데, 결과에 이목은 집중될 전망이다.

일진복합소재의 노조 설립 여부는 김기현 대표의 경영 방식에 따라 각이 다를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앞서 김 대표는 모기업인 일진다이아몬드를 경영하면서 근로여건을 악화시켜 노조를 설립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일진복합소재는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인 ‘넥쏘’에 탑재하는 수소연료탱크를 제조·생산하며 공급하고 있다. 수소연료탱크의 소재는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는 탄소섬유가 쓰인다.

1일 금속노조 일진다이아몬드지회에 따르면 노조는 현재 일주일에 두 차례씩 전라북도 완주군에 위치한 일진복합소재 본사 인근에서 일진복합소재 근로자들을 상대로 금속노조 가입 상담을 받거나 노조 홍보, 일진복합소재의 노조 설립 설득을 하는 등 선전활동을 펼치고 있다.

일진복합소재는 일진다이아몬드의 자회사다. 일진다이아몬드는 일진복합소재의 지분 82.8%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일진복합소재에는 노조가 없다.

일진다이아몬드 노조 관계자는 “(일진복합소재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에게 노조를 만들어서 같이 활동하면 여러분들의 임금이나 근로조건을 개선할 수 있다고 선전하면서 노조 가입을 홍보하고 노조가 설립될 수 있도록 설득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가 일진복합소재 근로자를 상대로 선전활동을 벌이는 이유는 김기현 대표로 인한 근로여건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전제돼 있다. 이에 따라 일진복합소재에도 노조 설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지난 2017년 12월 일진다이아몬드 대표에서 일진복합소재 대표로 전보 발령을 받았다. 노조는 김 대표가 일진다이아몬드에서 대표로 재직하던 지난 2015년 상여금으로 기본급을 올리는 등 근로자들의 처우를 악화시켰다고 주장한다.

노조 관계자는 “일진다이아몬드 대표에 재직할 당시 상여금으로 기본급을 올리는 등 근로여건 악화를 주도한 김 대표가 일진복합소재에서도 유사한 행보를 보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진다이아몬드 노조 측에 따르면 일진복합소재 본사 인근에서 선전활동을 펼치면서 노조는 사측과 보이지 않는 신경전도 벌이고 있다. 노조가 선전활동을 위해 집회신고를 하려고 하면 사측이 먼저 집회신고를 해 놓는 것이다. 이에 따라 노조 측은 현재 장소를 구분하거나 시간을 나눠 집회신고를 하면서 선전활동을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진복합소재에서 노조가 설립될 경우 최근 수소연료탱크 제조로 주목을 받은 회사가 노조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앞으로 파업 등으로 생산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또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일진다이아몬드 노조 측이 주장하는 김 대표의 근로여건 악화 가능성에 대한 해명을 하는 등 소통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관련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일본의 경제침략으로 일진복합소재의 미래 경쟁력이 주목을 받는 상황에서 노조가 설립돼 파업 등이 활발해지면 생산 차질에 대한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며 “근로여건 악화 가능성 등 풍문에 대한 설명이나 해명을 하는 등 회사 차원에서 소통이 필요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한편 일진다이아몬드 노조는 현재 사측에 성실 교섭을 요구하면서 한 달 이상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까지 노사는 23차례 교섭을 벌였지만 서로의 입장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지난달 31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일진그룹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사측에 면담을 요구해 만남이 성사됐지만 노사 간 입장 차만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