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들어올 때 노 젓나…삼성전자, 건조기 마케팅 강화
물 들어올 때 노 젓나…삼성전자, 건조기 마케팅 강화
  • 장민제 기자
  • 승인 2019.08.01 11:34
  • 댓글 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쟁사 부진 틈에 '구매자 행사'에 '콘덴서 수동세척' 강조
(이미지=삼성디지털프라자 페이스북)
(이미지=삼성디지털프라자 페이스북)

LG전자의 건조기가 콘덴서 자동세척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삼성전자가 건조기 마케팅에 박차를 가해 눈길을 끈다. 경쟁사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영향력 확대에 나선 셈이지만, 일각에선 LG 건조기 발 시장 위축에 대응하려는 차원으로도 해석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한 달간 1100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대한민국 안심 건조 페스티벌’을 실시한다. 자사 건조기 ‘그랑데’의 무상체험단(100명) 선정을 비롯해 건조기 구매와 SNS에 공유한 이들에게 수십만원 상당의 혜택을 제공하는 게 골자다.

이는 건조기 수요가 높아지는 장마철이란 점을 고려하면 통상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보인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이번 행사와 관련해 ‘자사 건조기는 사용 환경이나 빈도에 따라 소비자가 열교환기(콘덴서) 상태를 직접 확인하고 청소할 수 있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삼성전자 공식판매채널 삼성디지털프라자도 ‘콘덴서’의 수동세척 중요성을 집중 조명했다. 삼성디지털프라자는 지난달 25일 SNS계정을 통해 ‘건조기 구매 시, 이것만은 꼭 체크하세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공개된 영상에선 ‘후회 없는 건조기 선택을 위해선 콘덴서를 눈으로 볼 수 있고, 직접 청소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어 건조기 내 콘덴서의 기능을 설명하면서 “기류가 흐르는 열교환기에 먼지가 쌓이면 건조성능 저하, 에너지 효율 감소, 위생문제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직접 청소 가능한 (삼성 건조기) 그랑데를 선택해야 한다”며 그랑데의 콘덴서를 직접 열고 청소하는 장면을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최근 건조기 콘덴서의 자동세척 기능으로 논란에 휩싸인 LG전자를 정조준한 셈이다. 

앞서 LG 트롬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 건조기 사용자들은 LG전자가 건조기 콘덴서의 자동세척 기능을 광고했지만, 먼지를 제대로 씻어내지 못하고 응축수 고임으로 냄새를 유발한다고 지적해왔다. 한국소비자원은 이와 관련해 지난달에만 1500건 이상의 민원을 접수, 현재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계 일각에선 삼성전자의 이 같은 대응에 대해 LG전자 건조기로 촉발된 소비자 불신을 해소하기 위함으로도 풀이한다. 

LG전자는 콘덴서 자동세척 논란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의류건조기의 콘덴서에 먼지가 달라붙는 것은 콘덴서 세척 방식이나 제조사에 관계없이 동일하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계에선 건조기 시장 자체가 축소될까 우려하고 있다”며 “모든 건조기가 다 같은 문제는 아니라는 점을 알리기 위한 취지로도 보인다”고 말했다.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