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일 갈등 중재 나서나…ARF서 3자회담 가능성
美 한·일 갈등 중재 나서나…ARF서 3자회담 가능성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07.31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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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 협상시간 벌기 위한 '분쟁중지협정' 검토 촉구
ARF 계기 한미일 외교장관 3자 테이블 마련 '확전 차단'
1일 또는 2일 강경화-고노 간 양자회담 성사 관측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미국이 일본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한·일 간 갈등과 관련해 협상기간 동안 분쟁을 멈추는 일종의 ‘분쟁 중지 협정(standstill agreement)’에 합의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어느 한 쪽을 편들기 어렵다며 ‘당사자 간 해결’에 무게를 둔 트럼프 행정부가 한·일 양국 간에 본격적인 중재 역할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행정부 고위 당국자가 한국과 일본에 협상시간을 벌기 위해 외교적 분쟁을 중지하는 협정에 서명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촉구했다고 7월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또, 당국자는 미국의 이번 중재가 한일 간의 이견 자체를 해소할 수는 없겠지만, 양국 간의 협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일정 기간 추가조치를 차단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에 따라 8월 2일 태국 방콕에서 한국과 미국, 일본 등 3국 외교부 장관이 모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한·일 갈등 사태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미국은 ARF를 계기로 한·미·일 외교장관 간의 3자 테이블을 마련해 한·일 양국의 확전 차단을 시도하면서, 협상시간을 벌기 위한 ‘휴전 협정’을 중재 카드로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에게 ‘외교적인 해결’을 위한 공간을 마련해주면서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촉진제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방콕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강경화 외교장관을 만나고, 고노 외무상도 만날 것”이라며 “그리고 나서 두 사람을 함께 만나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도록 장려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처럼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8월 1일이나 2일에 3자 회담은 물론 한·일 외교장관 간의 양자회담이 성사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일 외교장관회담이 성사되면 일본정부가 7월 4일 반도체 소재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 조치를 단행한 이후, 양국의 외교 수장이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하는 것이다.

강경화 장관은 회담이 열리면 고노 외무상에게 수출규제 조치를 즉각 철회하고 ‘화이트리스트’ 대상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하는 작업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할 것으로 보이지만, 일본의 방침이 바뀔 가능성은 적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반면, 양국 외교장관 간 소통이 다시 이어진다는 점에서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한·일관계를 푸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한편 강 장관은 7월 31일 ARF 참석을 위해 출국 전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본을 비롯해 ARF에 참석하는 여러 외교장관들에게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부당함을 분명히 지적하고, 이러한 조치가 중단돼야 함을 분명히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방콕에서 일본의 경제침략에 대항해 본격적인 외교전에 돌입할 예정이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