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LCC ‘노 재팬’은 기회다
[기자수첩] LCC ‘노 재팬’은 기회다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07.31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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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경제침략으로 촉발된 일본제품 불매 운동이 일본 여행 거부 운동으로 번지고 있다.

저가항공사(LCC)업계에서는 항공권을 탑승 수개월 전부터 예매하는 업계 특성상 당장 예매 취소 건수가 확연히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오는 9월부터 일본 여행 거부 운동의 결과가 나타나기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은 그동안 국내 LCC들의 주요 노선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일본 노선의 인기를 등에 업고 성장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LCC들은 많은 여행객을 일본에 실어 날랐다.

일본은 그동안 다른 국가에 비해 짧은 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고 저렴한 티켓 가격으로 떠날 수 있는 해외 여행지로 각광 받으면서 LCC들은 ‘초특가 이벤트’ 등 일본 노선 홍보와 확장에 힘써왔다.

이러한 LCC의 노력은 지난해 기준 한국인의 방일 관광객 수가 중국인(838만명)에 이어 754만명으로 2위를 기록하는 데 보탬이 됐다.

때로는 무리한 노선 운항을 하며 일본 노선 확장에 열을 올리기도 했다.

제주항공은 지난 2017년 일본 후쿠시마공항에 부정기편을 띄우려는 계획을 세우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방사성 물질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후 당시 제주항공은 후쿠시마 전세기 운항 계획을 취소하겠다고 밝혔지만 무리한 계획이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LCC들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일본 노선에 대한 의존도는 계속 늘어갔다.

최근 LCC들은 일본 노선에 대한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일본 여행 거부 운동으로 인해 탑승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자 노선과 운항편을 줄이고 중국 등 노선 다변화를 꾀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과당경쟁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도 노선 구조조정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물론 LCC들은 수익성 강화를 위해 중국·몽골·동남아 등 노선 다변화를 꾸준히 진행해왔다.

하지만 일본 여행 거부 운동 이후 나타난 LCC들의 노선 구조조정 조치는 급선회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초특가 이벤트 등 일본 노선의 출혈경쟁은 몇 해 전부터 꾸준히 지적돼 온 사안이다.

LCC들의 노선 다변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이번 일본 여행 거부 운동을 계기로 일본 노선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야 하는 것이다.

여행업계에는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말이 있다. LCC들이 이번 ‘노(NO) 재팬’을 계기로 일본에 치우쳤던 노선 대신 다양한 공급을 통해 수요를 창출하며 새로운 성장을 맞이하길 바란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