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노조, ‘하투’ 본격화…파업 찬반투표 가결
현대·기아차 노조, ‘하투’ 본격화…파업 찬반투표 가결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07.31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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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찬반투표서 참가자 80% 이상 찬성
현대·기아차 노조 모두 8년 연속 파업 수순
여름 휴가 이후 8월 중순쯤 파업 돌입 전망
지난 30일 울산공장 노조 사무실에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관련 파업 찬반투표를 개표하는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사진=연합뉴스)
지난 30일 울산공장 노조 사무실에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관련 파업 찬반투표를 개표하는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사진=연합뉴스)

현대·기아자동차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 관련 파업을 가결하면서 8년 연속 파업 수순에 돌입하게 됐다.

31일 현대차 노조에 따르면 노조가 지난 30일 전체 조합원 5만293명을 대상으로 파업 돌입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를 전날인 지난 29일부터 진행한 결과 투표율 83.92%에 이르는 4만2204명이 투표해 재적 대비 70.54%, 투표자 대비 84.06%에 해당하는 3만5477명이 찬성하면서 파업을 가결했다.

기아차 노조도 30일 파업 찬반투표 결과 조합원 재적인원의 73.6%, 투표 참가자 중 82.7%가 찬성하면서 파업안이 가결됐다.

노조는 앞으로 쟁의대책위원회를 소집해 파업 돌입 여부와 일정을 논의할 계획이다. 올해 현대·기아차 노조가 파업을 진행하면 8년 연속 돌입하게 된다.

앞서 노조는 올해 임단협 교섭이 난항을 겪자 지난 17일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지난 22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조합원 투표에서 파업을 가결한 노조는 중노위가 다음달 1일로 진행하는 회의에서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5월 30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16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기아차 노사도 10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사측이 일괄안을 제시하지 않는다며 결렬을 선언했다.

현대·기아차 노조는 호봉승급분을 제외한 임금 12만3526원 인상과 당기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해왔다.

또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적용하고 현재 만 60세인 정년을 국민연금법에 따른 노령연급 수령개시일이 도래하는 해의 전년도인 만 64세로 연장하는 요구안을 사측에 제시했다. 이외에도 인원 충원, 해고자 복직, 고소·고발 철회 등도 요구했다.

하지만 사측은 지난해 영업손실을 낸 만큼 노조의 임금 인상과 성과급 요구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최저임금 위반 해소를 위해 상여금 750% 가운데 격월로 지급하는 600%를 매월 50%씩 주는 임금체계 개편안을 제시한 상황이다.

현대차 노조는 노사 간 견해가 좁혀지지 않자 여름 휴가 직전인 다음달 1일 쟁대위 출범식과 조합원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파업은 휴가가 끝난 뒤인 다음달 중순쯤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조는 “회사가 노조 요구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하면 교섭을 재개하겠다”며 “교섭이 지연되면 강력한 투쟁으로 돌파하겠다”고 말했다.

관련업계에서는 파업이 진행되면 최근 현대차의 인기 모델로 떠오른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앞서 현대차 노사는 지난 19일 팰리세이드 증산을 놓고 이견을 보이다가 합의를 이룬 바 있다.

한편 현대차 노조는 지난해 교섭에서 2차례 부분 파업을 진행해 회사 추산으로 2502억원 상당에 해당하는 1만1487대의 생산 차질을 빚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