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음료 ‘블랙보리’ 시장 안착…건강·웰빙 내세워 패권 도전
하이트진로음료 ‘블랙보리’ 시장 안착…건강·웰빙 내세워 패권 도전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07.30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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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1년 반 만에 6400만병 판매…시장점유율 30% 약진
차별화한 원료·기능성 갖춰 주 소비층 2030 여성 ‘취향저격’
라이트 출시 타깃 세분화로 올해 보리차시장 50% 차지 목표
하이트진로음료의 블랙보리 오리지널(좌)과 라이트(우). (사진=하이트진로음료)
하이트진로음료의 블랙보리 오리지널(좌)과 라이트(우). (사진=하이트진로음료)

하이트진로음료의 ‘블랙보리’가 건강·웰빙 트렌드를 타고 프리미엄 곡차음료로 각광받으며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특히 생수·커피 대용이 가능한 장점 덕분에 차(茶)음료의 주 소비층인 2030 여성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보리차 시장 1등 브랜드로서 도약을 노리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7년 말 하이트진로음료는 신제품 블랙보리를 내놓으며 20년 가까이 보리차시장을 독식했던 웅진식품의 하늘보리에 도전장을 냈다. 당시 블랙보리는 조운호 대표가 하이트진로음료에 취임한 이후 첫 작품이었다. 공교롭게도 하늘보리 역시 조 대표가 웅진식품을 이끌 때 개발했다.

출시 당시만 해도 주원료인 검정보리는 시장에서도 무척 낯선 재료였다. 또, 하늘보리가 오랫동안 관련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80%에 육박해 업계에서는 크게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지난해 6월 2000만병(340㎖ 기준) 판매를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4200만병의 판매고를 올리며 출시 1년 만에 시장점유율을 30%대로 끌어올렸다. 올 7월까지 누적 판매량 6400만병을 기록하는 등 기대 이상의 호조를 보이며, 하이트진로음료의 올 상반기 매출 상승의 일등 공신이 됐다.

이처럼 블랙보리가 빠른 시간 내에 시장에서 약진할 수 있게 된 배경은 건강·웰빙에 대한 소비자 니즈(Need)를 읽고, 원료와 기능성 면에서 기존 RTD(Reday to Drink) 차음료와 차별화한 덕분이다.

주원료인 검정보리는 2011년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신품종이다. 일반보리와 비교해 항산화물질인 안토시아닌 함량이 4배, 식이섬유도 1.5배 높아 블랙푸드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등 영양기능성 면에서 우수하다. 체내 중금속 배출에 도움을 줘, 미세먼지 예방에도 좋다.

원료 수급은 전라북도 고창과 전라남도 해남지역 농가를 통해 100% 국산만 고집하고 있다.

지난 2017년 12월 블랙보리 출시 발표회에서 맺어진 해남산 검정보리 가공식품 업무협약(MOU) 체결. 사진 가운데가 조운호 하이트진로음료 대표. (사진=하이트진로음료)
지난 2017년 12월 블랙보리 출시 발표회에서 맺어진 해남산 검정보리 가공식품 업무협약(MOU) 체결. 사진 가운데가 조운호 하이트진로음료 대표. (사진=하이트진로음료)

보통 차음료는 생수처럼 갈증해소와 수분보충을 하면서 가벼운 풍미까지 원하는 소비자가 즐겨 찾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건강·웰빙을 쫓는 소비 트렌드로 변화하면서 차음료에도 새로운 니즈가 요구되고 있는데, 하이트진로음료의 블랙보리는 이러한 소비자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차음료 중 가장 익숙한 보리차에 영양기능성이 높은 검정보리라는 차별화한 원료로 ‘업그레이드’했고, 검정보리 특유의 깊은 맛은 커피와 상당히 흡사하다. 그러면서도 커피와 달리 카페인은 전혀 없다. 인공적인 색소와 설탕도 쓰지 않았다.

곡물음료면서 칼로리도 무척 낮아 다이어트 음료로도 반응이 좋다. 블랙보리 오리지널은 25킬로칼로리(㎉, 520㎖ 기준), 최근에 출시된 라이트는 5㎉에 불과하다.

실제 온라인 포털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블랙보리 연관 검색어를 살펴보면, 숙면과 나이트음료, 다이어트, 커피대체, 생수대용, 미세먼지 예방 등이 나오고 있다.

하이트진로음료 관계자는 “생수대용은 물론 늦은 시간에도 커피를 대체할 수 있고, 미세먼지 예방과 다이어트 등의 기능성까지 갖춰 주요 유통채널인 편의점을 중심으로 20~30대 여성들의 만족도가 특히 높은 편”이라며 “깊고 고소한 풍미의 블랙보리 오리지널 외에 좀 더 깔끔하면서 연한 타입의 라이트 제품까지 라인업을 확장하며, 소비층을 세분화해서 마케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음료는 남은 하반기 동안 보리차시장에서 블랙보리 점유율을 50%까지 끌어올려 국내 대표 차음료 브랜드로서 입지를 굳힐 계획이다. 아울러 ‘논카페인(Non-Caffeine)’, ‘노슈가(No-Sugar)’ 곡물음료라는 콘셉트로 해외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한다.

현재 블랙보리는 미국을 비롯해 일본과 베트남, 호주 등 해외 10여개국에 수출 중이다. 특히 트레이더 조(Trader Joe’s)를 비롯한 미국의 주류 대형매장 입점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이트진로음료 관계자는 “블랙보리 출시와 함께 지난해 국내 차음료시장에서 유일하게 보리차음료만 성장했다”며 “국내외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블랙보리를 한국의 대표 차음료 브랜드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