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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세계를 놀라게 한 '광주' 그리고 '한국'
[기자수첩] 세계를 놀라게 한 '광주' 그리고 '한국'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9.07.28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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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 대회는 194개국에서 750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해 국제수영연맹 주관 대회 중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많은 선수단과 관계자, 관중들이 찾은 대회인 만큼 개최국인 한국, 나아가 광주라는 도시를 세계인에게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러나 이런 기회는 대회 폐막 하루를 남기고, 오명(汚名)을 뒤집어써도 어쩔 수 없는 위기로 바뀌었다.

지난 27일 새벽 영업 중이던 광주의 한 클럽 내부에서 복층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고, 18명의 사상자를 낸 것이다.

이미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부상자 중에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참가한 외국 선수 8명이 포함돼 있었다. 이들은 대회를 마무리하며 한국에서 마지막 추억을 남기려다 목숨을 잃을 뻔했다.

대회를 취재하기 위해 광주에 와있던 외국 기자들은 앞다퉈 사고 소식을 보도했고, 광주라는 도시의 이슈는 순식간에 '수영'에서 '클럽 붕괴'로 바뀌었다.

사고 후 대회 조직위는 각국 수영연맹에 "선수들이 귀국하는 순간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선수들 안전에 각별히 신경써 달라"는 협조 요청까지 보냈다.

선수들이 가서는 안 될 곳을 간 것도 아니고, 멀쩡하게 영업 중이던 건물이 지진이나 폭발 같은 충격 없이도 그냥 붕괴하는 도시에서는 어떻게 선수들의 안전을 지킬 수 있을까? 가능하면 돌아다니지 않고, 선수촌 안에 얌전히 있는 게 상책이지 않았을까?

멀쩡한 듯 보였던 건물 안에서 사고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어디라고 안전할까? 지금 기자가 앉아 있는 이곳은 무너지지 않으리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이번에도 사업주 책임을 시작으로 담당 지자체의 관리 소홀이나, 담당 공무원 인력 부족 등 불 보듯 뻔한 원인들이 문제로 지적될 가능성이 높다.

수영선수권대회에 참가한 외국인들은 많이 놀랐겠지만, 여전히 한국에서는 황당해서 말이 안 나오는 사고가 심심찮게 일어난다.

끊어지기 전까지는 썩은 동아줄을 구별해내지 못하는 우리의 '눈먼 안전관리 체계'를 바꿔놓을 묘수는 정말 없는 것인가?

cdh4508@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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