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인보사 후폭풍 ③] 美서 승인재개 노력에도 세포 위험성 논란 여전
[기획-인보사 후폭풍 ③] 美서 승인재개 노력에도 세포 위험성 논란 여전
  • 동지훈 기자
  • 승인 2019.07.25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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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 임상 재개 신청 위해 동일 세포 활용한 사례 수집 중
“293 유래세포-암 무관하다는 주장 근거로 불충분” 지적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 (사진=코오롱생명과학)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 (사진=코오롱생명과학)

코오롱생명과학이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와 같이 신장 유래세포(293 유래세포)가 쓰인 신약후보물질 사례를 들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재개를 노리고 있다. 다만, 코오롱생명과학 측이 내놓은 사례들이 세포의 위험성 논란을 잠재우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코오롱생명과학이 제공한 문건을 보면, FDA의 임상 재개 승인을 받기 위한 자료 중에는 ‘노바캡스(NovaCaps)’, ‘HEK-293T’ 등 293 유래세포가 활용된 신약후보물질이 포함돼 있다.

이 가운데 노바캡스는 파마시트 바이오테크(PharmaCyte Biotech)가 췌장암 치료제로 개발한 의약품으로 현재 미국에서 임상 2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HEK-293T는 센티 바이오사이언스(Senti Biosciences)가 개발한 건선 치료제다. 노바캡스와 마찬가지로 293 유래세포가 활용된 신약후보물질로 현재 전임상 단계에 있다고 전해졌다. 개발 목표는 해당 세포가 염증성 물질에 노출되면, 항염증성 물질을 발현해 건선을 치료하는 것이다.

전임상은 신약후보물질을 사람에게 사용하기 전에 동물에게 사용해 부작용이나 독성, 효과 등을 알아보는 시험이다. 제약사는 전임상을 거쳐야만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단계에 들어갈 수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이들 의약품의 사례를 바탕으로 인보사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해 FDA의 임상 재개 승인을 받아내겠다는 방침이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두 사례 모두 293 유래세포가 쓰였지만, FDA가 안전성 등 과학적인 측면에서 충분히 검토한 뒤 임상 승인을 내주지 않았겠나”며 “미국 임상 재개 신청 과정에선 이 사례들을 활용하고, 과학적인 영역에 초점을 맞춰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이와 별개로 293 유래세포를 의도적으로 사용했는지 등 도덕적인 측면과 관련해선 사법기관의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며 “환자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반면 코오롱생명과학의 바람과 달리 293 유래세포가 활용된 의약품 사례들이 FDA의 임상 재개 승인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오히려 인보사가 두 의약품의 임상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인보사는 293 유래세포가 쓰인 첫 시판 의약품이자 안전성·유효성 논란으로 한국에서 품목허가 취소를 받았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보사는 시판된 의약품 중에선 293 유래세포가 인체에 바로 투입된 첫 사례이자 이 세포가 문제가 돼 품목허가 취소를 받은 의약품”이라며 “오히려 293 유래세포를 활용한 다른 유전자치료제들이 인보사의 임상 승인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췌장암 치료제 임상의 경우 임상 2상이 진행 중인 게 맞다면, 소규모 인원을 대상으로 하는 2상 특성상 세포로 생기는 변수를 발견하기 어렵다”며 “코오롱생명과학은 293 유래세포가 암으로 번질 가능성이 없다는 근거로 노바캡스 사례를 들겠지만, 노바캡스 임상은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jeeh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