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이마트 전문점 구조조정 속도
정용진, 이마트 전문점 구조조정 속도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07.24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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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성·수익성 높은 일렉트로마트, 삐에로쑈핑
올 하반기 출점 확대…부츠 등은 ‘몸집 줄이기’
효율성 초점 맞춰 부진한 경영성과 극복
이마트가 운영하는 체험형 가전전문매장 ‘일렉트로마트’ 위례점. (사진=이마트)
이마트가 운영하는 체험형 가전전문매장 ‘일렉트로마트’ 위례점. (사진=이마트)

이마트가 전문점 구조조정에 속도를 낸다. 성장성과 시장 반응이 좋은 일렉트로마트·삐에로쑈핑 등은 출점을 확대하는 한편, 부츠를 비롯한 일부 매장은 몸집을 줄인다. 그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전문점을 확대했지만, 기대만큼의 성과가 나지 않자 방향을 바꿔 수익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이마트는 전문점 사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전문점 출점을 확대한다고 24일 밝혔다. 여기서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한 전문점은 ‘일렉트로마트’와 ‘삐에로쇼핑’ 등이 꼽힌다.

일렉트로마트는 지난 2015년 첫 개설한 체험형 가전전문매장이다. 게임·드론·RC카·피규어 등을 자유롭게 체험할 수 있고, 1인가구를 겨냥한 맞춤형 생활가전 구성이 많아 특히 2030 젊은층과 남성 소비자들에게 호응이 좋다.

올 상반기에만 6개 매장이 추가 개설되면서 7월 현재 전국에 39개 일렉트로마트가 운영 중이다. 이마트는 올 하반기에도 10개 매장을 추가로 개설할 방침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핵심 소비자인 젊은 층과 2030 남성들의 호응에 힘입어 올해 1월 1일부터 7월 22일 현재 관련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40% 증가한 상황”이라며 “이러한 추세를 감안하면 올해 매출은 지난해 5400억원보다 더욱 늘어난 7000억원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일렉트로마트는 대형할인점인 이마트 매출 상승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일렉트로마트가 입점한 점포의 경우, 소비자 유입 효과로 점포 매출 증가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점포 리뉴얼을 통해 일렉트로마트가 입점한 이마트 창동점과 명일점 매출은 이전보다 각각 28.4%, 10.6% 늘었다.

한 때 일본의 돈키호테샵 모방 논란이 있던 삐에로쑈핑도 올 하반기에 출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삐에로쑈핑의 경우 소비자에게 재밌는 경험을 제공하고, 가성비 높은 다양한 제품을 구성한 덕분에 2030 세대와 외국인관광객을 중심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6월 서울 강남구 스타필드 코엑스몰에 1호점을 연 이후 지난 20일 대구에도 출점하면서 현재까지 9개 매장이 운영 중이다. 삐에로쑈핑을 방문한 소비자 수도 480만명(7월 22일 기준, 누계)을 넘어섰다.

이마트 관계자는 “가성비가 좋고 재밌는 신상품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입소문 나면서 2030 젊은층 비중이 전체 방문객의 46%를 차지하고 있다”며 “명동점·동대문점·코엑스점은 외국인관광객에게 핫플레이스로 유명세를 타면서 인지도가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기대 이상으로 소비자 반응이 좋아 올 하반기에 2~3개의 삐에로쑈핑 매장을 추가로 늘릴 예정이다.

반면, 2017년에 론칭한 헬스앤뷰티숍(H&B) 전문점 부츠는 올 하반기 안에 매장 점포를 절반 이상 줄일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는 낮은 인지도와 수익성 저하다.

부츠는 이마트가 영국의 월그린 부츠 얼라이언스(WBA)와 합작한 전문점으로, 7월 현재 33개 매장이 운영 중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하반기까지 20여개 매장을 추가 개설하는 등 공격적으로 확장했지만, 수익성 개선의 여지가 없어 ‘다이어트’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리브영·랄라블라 등 경쟁 브랜드보다 인지도가 낮고, 임대료가 비싼 상권 위주로 출점하다보니 수익이 나기 힘든 구조”라고 전했다.  

이마트가 전문점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는 것은 부진한 경영성과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전문점 중심으로 오프라인 채널을 크게 확장했지만, 모객효과가 낮아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반토막 났다. 증권업계는 이마트의 2분기 실적 역시 사상 최초의 적자 전환을 예상하는 등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일렉트로마트 등 성장성과 수익성이 높은 잘 나가는 전문점 위주로 사업을 운영하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전문점은 비용구조 혁신을 통해 전체적으로 효율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출 방침”이라고 말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