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타국 영공 침범 안해… 한국군이 비전문적 대응"
중국 H-6 폭격기와 러시아 TU-95 폭격기 및 A-50 조기경보통제기 등 군용기 5대가 23일 오전 동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 진입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특히 러시아 A-50 1대는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두 차례 7분간 침범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KADIZ에 머문 시간은 중국 1시간 25분, 러시아 1시간 33분 등 3시간 가량이었다.
공군 전투기는 KADIZ를 무단 침입한 중국 폭격기에 대해 20여회, 러시아 폭격기와 조기경보기에 대해 10여회 등 30여회 무선 경고통신을 했으나 응답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공군은 F-15K와 F-16 등 전투기를 긴급 출격 시켜 차단 기동과 함께 러시아 A-50 전방 1㎞ 근방에 360여발의 경고사격을 가했다.
1차 침범 때 미사일 회피용 플레어 10여발과 기총 80여발을, 두 번째 침범 때는 플레어 10발과 기총 280여발을 각각 경고 사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 관계자는 "타국 군용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KADIZ를 진입한 타국 군용기 전방 1㎞ 근방으로 경고사격을 한 사례도 처음"이라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군용기가 동시에 KADIZ에 진입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사태에 청와대와 외교부는 적극 조치에 나섰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연방안보회의(FSC) 서기에게 ""우리는 이 사태를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으며, 이런 행위가 되풀이될 경우 훨씬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는 항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정 실장은 또 러시아에 연방안보회의에서 상황을 파악하고 적절한 대응을 취해줄 것을 요구했다.
윤순구 외교부 차관보는 KADIZ에 무단 진입한 데 대해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대사를 초치해 항의했고, KADIZ 무단 진입에 이어 독도 영공을 두 차례 침범한 막심 볼코프 주한 러시아 대사대리도 초치해 항의했다.
주한 러시아 대사가 휴가 중이라 대사 대리를 대신 초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와 관련해 러시아 국방부 측은 "자국 군용기가 동해를 비행하는 동안 타국 영공을 침범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또 한국군의 F-16 전투기가 자국의 전략폭격기(TU-95MS)에 대해 비전문적으로 대응했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