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日맥주 할인 논란’ 진화 나섰지만 불만 ‘여전’
이마트 ‘日맥주 할인 논란’ 진화 나섰지만 불만 ‘여전’
  • 동지훈 기자
  • 승인 2019.07.23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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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매장에서 유통기한 임박 제품 판매…전량 철수·판매중지”
마트협회 “국민은 불편 감수하는데…이윤에 눈이 멀었다” 비판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응해 일본제품 불매·판매중단 움직임이 거세지는 가운데, 이마트의 한 매장이 일본산 맥주를 할인 판매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마트가 즉각 진화에 나섰지만 시민단체 등은 국민적 정서와 동떨어진 행위라며 날선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양재점의 일본산 맥주 할인 판매를 둘러싼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이마트 양재점은 최근 일본산 맥주 ‘아사히 블랙’ 350 밀리리터(㎖) 제품 6캔을 기존 판매가의 절반가량으로 판매하는 할인행사를 진행했다.

해당 행사 사진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퍼지면서 논란이 됐다. 사진을 접한 일부 네티즌은 이마트 양재점에 전화해 항의하기도 했다.

이마트는 논란 이후 입장 표명을 자제한 채 경위 파악에 나섰다.

논란이 확산하자 한국마트협회는 지난 22일 성명을 내고 이마트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협회는 “일본 아베정권의 경제보복 조치에 대해 온 국민이 불매운동에 나서고 있는 요즘, 대표적인 유통대기업 이마트(양재점)가 일본산 맥주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며 “이윤에만 눈이 멀어 쌓여있는 일본산 맥주를 이른바 ‘재고떨이’ 해보겠다는 심보에서 비롯된 매국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협회는 “골목상권의 중소마트 등 소매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들은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에 이르는 재고 손실을 감수하고 일본산 맥주, 담배, 과자, 식자재를 전량 매대에서 철수했다”면서 “그런데 이마트를 위시한 유통대기업은 요지부동이다. 도대체 어느 나라 기업인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협회 성명이 발표되자 이마트도 입장을 내놨다. 할인행사는 해당 매장이 자체적으로 진행한 것이며, 행사 중단 이후 제품을 전량 철수했다는 게 이마트 측 해명이다.

이마트는 “특정 점포에서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을 자체적으로 가격 인하해 6월 초부터 판매해 왔던 것”이라며 “본사 차원에서 진행한 행사가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매장에 있던 해당 상품은 후방으로 철수해 창고로 뺐다”며 “해당 상품에 대한 판매 재개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고 말했다.

이마트의 해명에도 협회는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홍춘호 한국마트협회 정책이사는 “국민들과 자영업자는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불편한 소비와 판매를 이어가고 있는데 우리나라 대기업이 맞는지 모르겠다”며 “일본산 맥주 판매를 중단하더라도 (이윤에만 눈이 먼 기업이라는)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jeeh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