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서 수보회의 주재… 5번째 대일 메시지서 '자강론' 강조
"많은 산업분야서 日 추월해와… '경쟁력 우위확보 필수' 인식"
제2벤처붐 주문도… '보이콧 재팬' 운동 의식 국내관광 권장도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한 국민적 대응 방안으로 부품소재분야 혁신과 국내관광 활성화 등을 강조해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지금까지 우리는 가전, 전자, 반도체, 조선 등 많은 산업 분야에서 일본의 절대우위를 하나씩 극복하며 추월해 왔다"고 밝혔다.
또 "국제 분업체계 속에서 평등하고 호혜적인 무역을 지속해 나가기 위해서는 산업의 경쟁력 우위 확보가 필수적이란 것을 우리는 다시 한 번 인식하게 됐다"고 말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로 소재, 부품 등의 일본 조달선이 축소되더라도 수입처 다변화와 국산화 등을 통해 일본의지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이날 수보회의 모두발언은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 시행 이후 5번째 대일 메시지다.
이날 문 대통령은 일본의 경제보복조치로 우리 경제가 위협받는 현 상황에서 부품소재분야의 혁신과 제2벤처붐 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대외 경제 여건이 악화되면서 수출과 설비투자 부진으로 성장률이 하향 조정되는 등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혁신 벤처투자와 창업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우리 경제에 희망을 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어느 때보다도 치열해지는 세계 경제 무대에서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가장 큰 강점인 역동성을 최대한 살려 산업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자유무역질서를 훼손하는 기술패권이 국가경제를 위협하는 상황에서도 신기술의 혁신창업이 중요한 해법이 될 수 있다"며 "특히 부품·소재 분야의 혁신창업과 기존 부품·소재기업의 과감한 혁신을 더욱 촉진하고자 한다"고 했다.
이어 "이 분야에서도 유니콘 기업과 '강소기업'들이 출현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지금의 어려움을 오히려 기회로 삼아 부품소재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제조업 혁신을 위해 국가적 차원의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또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중소기업들이 국산화의 기술을 갖추거나 제품개발에 성공하더라도 공급망에 참여하지 못해 사장되거나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며 "우리 부품·소재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와 대·중소기업이 함께 비상한 지원·협력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일본이 자유무역 질서를 훼손하고 있다는 것을 우회 비판한 것이다.
동시에 경제·산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하며 '자강론'을 편 셈이다.
아울러 이날 문 대통령은 "국내에도 좋은 관광 상품이 많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해 더 많은 외국 관광객이 한국으로 오도록 하고, 더 많은 국민들이 국내에서 휴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국내 여행을 권장했다.
일본의 무역보복으로 '보이콧재팬' 운동이 확산되면서 일본 여행 신규예약자가 줄고, 기존 예약자의 취소가 잇따르는 가운데 나온 발언으로, 일본 조치에 따른 단기적 해결책으로 국내 관광과 소비 활성화를 꼽은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