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실적 선방에도…노조 파업으로 차질 우려
현대車, 실적 선방에도…노조 파업으로 차질 우려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07.22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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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영업이익 1조원 돌파…국내서 1년새 판매 8.4% 증가
‘팰리세이드’ 증산 합의했지만 파업으로 앞길 불투명 분석
(사진=신아일보 DB)
(사진=신아일보 DB)

현대자동차가 올해 하반기 생산성 하락이란 난관에 부딪힐 전망이다. 현대차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며 상반기 실적 개선을 보였지만, 노동조합이 파업 수순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 2분기 매출 26조9664억원을 보이며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또 영업이익은 1조237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0.2% 증가하면서 지난 2017년 3분기 1조2042억원을 기록한 이후 7분기 만에 1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상반기 실적은 매출 50조9534억원, 영업이익 2조626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전년 대비 8.1%, 26.4% 상승했다.

업계는 현대차의 이번 실적 개선이 세계시장 수요 둔화가 계속되는 가운데 거둔 의미 있는 성적으로 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실적 개선은 신차 효과, 환율 상승효과 등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판매가 돋보이는 호조세를 나타내며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현대차는 올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만 34만3335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수치다. 최근 글로벌 수요 둔화에 따라 미국 자동차 시장도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돋보이는 성장세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올해 상반기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판매량은 141만1185대로 전년 대비 4.3% 감소하고 포드도 123만1454대를 팔아 3.2% 감소했다. 도요타도 3.1% 줄어든 판매 실적을 거두며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현대차는 이번 상반기 실적 개선을 하반기에도 이어갈 방침이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18일 지난해 말 출시한 ‘팰리세이드’를 2공장에서 공동생산하기로 하면서 증산에 합의했다. 당초 현대차는 팰리세이드를 울산 4공장에서 월 6200여대를 생산해 오다 지난 4월 한 달에 8600대로 생산량을 늘렸다. 팰리세이드의 인기로 소비자 대기 기간이 최장 1년까지 걸리면서 내린 조치다.

노동조합 측에 따르면 여름휴가 때 2공장 설비 공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 같은 합의를 통한 실적 개선 전망도 노조의 파업으로 인해 가로막힐 가능성이 커졌다.

노조 측은 22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하면서 파업 수순에 돌입했다. 중노위에서 쟁의조정 중지를 결정하고 찬반투표에서 쟁의행위가 가결되면 현대차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에 들어갈 수 있다.

또 노조는 다음달 1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출범하고 본격적인 파업에 돌입할 채비를 마칠 방침이다.

현대차는 다음달 5일부터 9일까지 여름휴가 기간이다. 이에 따라 파업이 진행된다면 쟁대위 출범을 마치고 여름휴가가 끝난 시점부터 본격적인 파업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럴 경우 여름휴가 때 2공장 설비 공사를 실시하며 팰리세이드 증산에 합의한 일이 수포로 돌아가게 된다.

앞서 현대차 노사는 지난 19일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열린 제16차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에서 결렬을 선언했다. 지난 5월 30일 노사 상견례 이후 협상을 지속해왔지만 교섭은 결국 결렬됐다.

노조는 올해 교섭에서 호봉승급분을 제외한 임금 12만3526원 인상과 당기순이익의 30%에 해당하는 성과급 지급, 정년을 현재 만 60세에서 국민연금법에 따른 노령연금 수령 개시일이 도래하는 해의 전년도로 바꾸는 안 등을 회사에 제시했다.

노조 측은 추석 이전에 타결을 이뤄내겠다는 방침이지만 하루빨리 팰리세이드 생산 증대에 나서야 하는 사측 입장에서는 파업이 진행되면 하반기 실적에 발목을 잡히는 모양새가 될 처지에 놓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팰리세이드 증산은 일부 공장 차원의 문제이고 전반적인 현대차 노사 간 문제라서 별개의 문제”라면서도 “파업 돌입은 두고 봐야 하지만 생산에는 물론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 측은 파업과 관련해 생산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입장을 보이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우선 첫 번째 파업은 두 시간, 네 시간 정도 경고성으로 시작할 텐데, 생산에 그렇게 차질이 빚어지진 않을 것”이라며 “파업 지침을 내리면 공장이 모두 멈추는 건 맞지만 하루 종일 멈추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