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WTO 일반이사회서 ‘일본 수출규제’ 부당함 알린다
정부, WTO 일반이사회서 ‘일본 수출규제’ 부당함 알린다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07.22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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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4일 스위스 제네바 WTO 일반이사회 개최
정부, ‘통상通’ 김승호 산업부 실장 수석대표 파견
日 수출규제 의제 상정…양국 고위급 관료 ‘설전’ 불가피
부당성·문제점 집중 강조…국제사회 공감대 형성 노력
(제공=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TV)

정부가 일본의 수출 규제에 맞서 우리에게 유리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국제 여론전을 펼치는 가운데, 아베정부와 다시 대화의 물꼬를 튼다. 정부는 이를 위해 23~24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에 ‘통상통(通)’인 김승호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을 수석대표로 파견한다.

22일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김승호 실장이 WTO 일반이사회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는 “WTO 회의에는 보통 회원국의 제네바 주재 대사가 수석대표로 참여하나, 이번 회의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WTO 업무를 담당하는 고위급 책임자가 현장에서 직접 대응한다”고 말했다.

이번 WTO 일반이사회에서는 우리 정부의 요청으로 일본 수출규제 조치가 정식 의제로 상정된다. 일반이사회는 2년마다 열리는 각료회의를 제외하면, WTO 내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164개 회원국이 모두 참여해 중요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회의는 의제를 상정한 국가 대표가 직접 안건을 발표하고, 각국의 대표가 의견을 내놓는 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이사회에서 일본 수출규제 조치가 정식 의제로 상정되는 만큼, 한일 양국의 대표자 간 설전은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발표 이후 처음으로 양국의 고위급 관료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논쟁을 벌이게 되는 셈이다.
 

김승호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 (사진=연합뉴스)
김승호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 (사진=연합뉴스)

그간 일본은 우리 정부의 국장급 양자협의 요청에 무응답으로 일관했다. 그나마 어렵게 마련한 과장급 양자협의도 설명회로 격을 낮췄다. 때문에 우리 정부는 이번 WTO 일반이사회를 국제 여론전의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이사회에서 우리 측 수석대표로 나서는 김승호 실장은 일본 수출규제 조치의 문제점과 부당성을 집중 설명할 방침이다. 아울러 일본의 수출규제가 글로벌 공급망은 물론 전 세계 소비자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자국 대표로 야마가미 신고(山上信吾) 외무성 경제국장을 파견한다고 밝혔다. 일본 측은 수출규제 강화 조치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은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규제 강화를 “수출관리를 적절히 시행하기 위한 국내 운용의 재검토”라고 규정한 바 있다. 즉, 수출규제 강화로 보지 않겠다는 의미다.

한편 우리측 수석대표로 나서는 김승호 실장은 현재 WTO 통상 현안과 분쟁의 대응 업무를 관장하는 산업부의 신통상질서전략실을 총괄하고 있다. 특히 김 실장은 제네바대사관 참사관·WTO 세이프가드위원회 의장 등 WTO에 근무 경험이 있고, WTO 통상법에 전문성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WTO 한일 수산물 분쟁 상소기구 심리에서 최종 승소를 이끌어내는 등 ‘통상통’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