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명활성-진평왕릉 둑방길 두고‘갈등’
경주 명활성-진평왕릉 둑방길 두고‘갈등’
  • 최상대 기자
  • 승인 2019.07.21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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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공사 경주지사, 안정적 농업용수 공급 이유 철거 추진
시-주민들“주민 선호 친환경적인 공법으로 농수로 만들어야”
벌목위기에 처해 있는 20년 이상된 벚나무들.(사진=최상대 기자)
벌목위기에 처해 있는 20년 이상된 벚나무들.(사진=최상대 기자)

경북 경주시와 주민들이 한국농어촌공사 경주지사가 명활성서 진평왕릉까지의 둑방길을 농수로의 누수 및 안전사고 위험을 들어 전면 철거를 추진하자 이에 반대하는 등 갈등을 빚고 있다.

21일 시와 주민들에 따르면 경주시 명활성에서 진평왕릉까지의 둑방길은 아름다운 경주가꾸기 일환으로 재정비되면서 시민들의 산책로와 관광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이곳은 시내가 훤히 보이고 덕동댐 하류 농수로와 어우러져 경관이 아름다운 곳이나 잡목이 무성했으나 지난해 주민들이 솔선하여 잡목을 제거 한후 산책로를 조성하기 시작했다.

주낙영 시장도 명활성-진평왕릉-선덕여왕릉 길을 탐방하고 나서‘선덕여왕길’을 조성하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새로운 힐링공간이 될 것이라 언급하면서 둑방길을 조성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축조된지 40년 이상 지난 둑방길 옆 농수로가 누수 및 안전사고의 위험이 높아 농어촌공사 경주지사가 예산 35억원을 들여 공사 계획을 세우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한국농어촌공사 경주지사는 누수 및 안전사고 위험을 들어 인근 수령 20년 이상의 벚나무를 훼손할 우려가 있는 가운데 공사 강행을 예고하고 있다.

시는 기존 수로를 활용하여 보수.보완하는 입장이나 농어촌공사 경주지사는 전면 철거 후 설치하는 입장을 가지고 있어 절충점을 찾기 위해 몇차례 협의를 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민 A씨는 “수로 축조예산도 주민들의 민원제기와 협조로 편성된 만큼 농어촌공사 경주지사는 지역의 공사로서 설계 단계에서부터 기능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주변 환경과 어울릴 수 있는 농수로를 축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숲머리와 보문마을(명활성~진평왕릉)을 지나가는 농수로는 40년이란 시간이 흐르면서 인근지역주민들에게 안정적인 농업용수 공급이라는 기능적인 측면 이상의 것으로 삶 속에 자리잡고 있다.”며 “시와 주민이 선호하는 친환경적인 공법으로 공사를 할 수 있도록 계속 공사측을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공사 관계자는 “시는 주변경관 등을 고려하지만 공사 입장에는 안정적인 농수용수 공급과 재해 예방이 1차적인 목적이며 향후 시설물관리는 경주시가 할 것인가?”라고 난색을 표했다.

sdchoi@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