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여당, 노태우 대선 패배 시 선거 무효 검토 
1987년 여당, 노태우 대선 패배 시 선거 무효 검토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9.07.21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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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언론, CIA에 정보공개 요청 후 보도 
지난 1996년 8월 서울지방법원 대법정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기립해 있는 노태우, 전두환 전 대통령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1996년 8월 서울지방법원 대법정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기립해 있는 노태우, 전두환 전 대통령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1987년 노태우 후보가 대선에서 패배할 경우 여당이 선거를 무효화 하는 방안을 검토한 사실이 드러났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1일 본지가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정보공개를 요청해 얻은 자료들을 분석한 결과 CIA가 당시 정보 보고에서 이러한 정황을 자세히 다뤘다고 전했다. 

1987년은 전두환 정권이 6·10항쟁으로 무너지고 처음으로 국민이 직접 대통령을 뽑는 대통령직선제를 실시한 해로 12월16일 대선에서는 노태우 민정당 대표가 여권 후보로, 권에서는 김영삼, 김대중 후보가 나왔다. 

결과는 노태우 후보가 36.6% 득표율로 대통령에 당선됐고 김영삼 후보는 28%, 김대중 후보는 27%의 득표율이었다. 

결국에는 노태우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으나 당시 정황상 노태우 후보의 패배를 우려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이에 노태우 후보가 패배할 경우 선거를 무효처리하는 상세한 계획을 여당 측이 작성했다는 게 CIA 자료에서 나온 것이다. 

CIA 정보 보고는 “여당 간부들은 노태우 후보의 당선 전망을 놓고 분열했고 선거를 조작하려는 압력이 커지고 있다”라며 조작 계획이 이미 시행되고 있음을 밝혔다. 

또 CIA는 선거 후 정보 보고에서 “노태우 후보의 당선에 대한 절제된 여론 반응은 한국인들이 대선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라고 설명했다. 

SCMP는 이와 관련해 노태우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박철언 전 의원 보좌관을 통해 사실확인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얻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