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진상조사팀 “고유정 사건 처리 일부 미흡했다” 
경찰청 진상조사팀 “고유정 사건 처리 일부 미흡했다”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9.07.21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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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1차 진상조사 결과… 면밀한 확인 작업 중 
고유정. (사진=연합뉴스)
고유정. (사진=연합뉴스)

 

고유정 사건 처리 과정에서 경찰이 일부 부실수사한 점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21일 경찰은 경찰청 진상조사팀에서 고유정 사건 부실수사 논란과 관련해 지난 2일부터 제주에서 제주동부경찰서 형사과와 여성청소년과 등 관련 부서를 상대로 사실관계 확인 작업 결과 이 같이 조사됐다고 밝혔다. 

고유정 사건과 관련해 부실수사 논란이 일었던 부분은 현장보존이 미흡했다는 것, 졸피템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 현장 인근 CCTV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 등이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경찰청이 전문팀을 꾸려 검증한 결과 일부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고유정은 지난 5월 25일 제주시 조천읍 한 펜션에서 전 남편 강모(36)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청 진상조사팀의 조사결과 경찰은 당시 펜션 범행 현장을 제대로 보존하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했다. 현장에 폴리스라인을 설치하지 않았고 펜션 주인은 경찰 동의로 범행 현장 내부를 청소했다. 

내부 정밀감식과 혈흔 검사를 마치긴 했으나 방 청소로 인해 결정적 증거가 남아있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현장보존이 다소 미흡했다고 볼 수 있다는 게 진상조사팀의 판단이다. 또 진상조사팀은 경찰 수사팀이 고유정 주거지를 압수수색할 때 혈흔이 묻은 칼 등 범행도구는 찾았으나 졸피뎀 관련 증거물은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을 조사했다. 

이는 수사팀이 범행도구를 발견하고 고유정의 자백까지 받아내 주거지를 샅샅이 수색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것으로 봤다. 

아울러 CCTV 미확보와 관련한 사실관계도 파악했다. 

경찰은 전 남편 강씨가 실종됐다는 신고가 있었던 5월27일 사건 현장을 찾았지만 인근 CCTV 위치만 확인했고 즉각 CCTV 내용을 확인하진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CCTV를 분석하기 시작한 건 5월28일 오후였고 이튿날이 돼서야 고유정의 수상한 움직임을 확인했다. 

진상조사팀은 경찰이 좀 더 일찍 CCTV를 분석했다면 좋았겠지만 전 남편 실종 신고 초기 범죄 단서가 없는 상황에서 경찰이 CCTV 확인보다 실종자 수색에 주력했던 점을 들며 이는 문제가 없다는 쪽으로 판단을 내렸다. 

경찰청 관계자는 “진상조사팀 조사결과가 아직 확정적인 결과는 아니다”라며 “면밀한 사실관계 확인과 법률적인 검토를 거친 뒤 경찰 대응이 부실했는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