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통화정책 다시 '완화 사이클' 접어든다
글로벌 통화정책 다시 '완화 사이클' 접어든다
  • 김현진 기자
  • 승인 2019.07.21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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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기준금리 인하 신호에 한국 등 선제적 인하 단행
미국 이어 일본·유럽·신흥국 완화정책 확산 전망
(이미지=연합뉴스)
(이미지=연합뉴스)

최근 한국,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이달 미국의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라 글로벌 통화정책이 완화 사이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지난 18일 경제 상황 급변을 이유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며 3년여 만에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로 인하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도 같은 날 국내외 경제성장 둔화를 우려해 1년 4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6.75%에서 6.5%로 내렸다.

ING은행의 아시아 담당 이코노미스트인 프라카쉬 사크팔은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는 완화 사이클의 시작일 뿐”이라고 진단했다. 

금융시장이 서로 연계된 상황에서 신흥국들은 자본 유출 우려가 있어 선진국 통화정책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유럽중앙은행(ECB) 등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확실한 완화 신호를 보내고 있어 신흥국들이 미리 나설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연준의 완화 기조가 선명해진 지난 4월 이후 호주, 뉴질랜드, 인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사크팔은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선진국 금리 인하 전망 때문에 힘을 얻은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연준이 이달부터 통화정책에 변화를 주기 시작하면 완화 사이클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오는 30~3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현행 2.25~2.50%인 기준금리의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최근 연준 관리들은 통상마찰에서 비롯되는 불확실성과 글로벌 경기 둔화를 우려하며 금리 인하의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경제지표에서는 아직 경기침체와 같은 심각한 위험이 보이진 않지만 날로 커지는 통상 갈등 불확실성, 글로벌 경기 부진의 파급력에 선제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논리가 정책 입안자들 사이에서 힘을 얻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연준의 이달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보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0.5%포인트가 내려갈 가능성까지 점치고 있다.

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국인 유로존의 통화정책을 관할하는 ECB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시점도 머지않았다는 진단도 나온다.

유럽은 아시아와 함께 경기둔화의 여파가 미치는 핵심 지역으로 거론된다.

IMF는 최근 유로존 연례보고서에서 통상마찰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불확실성 등을 거론하며 올해 경제성장률을 1.3%로 제시했다. 이는 작년 1.9%보다 0.6%포인트 낮은 수치다.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ECB가 이르면 올해 9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S&P는 연준의 완화정책 때문에 유로화의 가치가 상승하는 것도 ECB가 금리를 인하해야 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선진국 중앙은행인 일본은행도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와 제조업 부진에 직면에 와화정책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jhuy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