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아-50대기업 해부18] 효성, 미래 먹거리 발굴 '청신호'
[신아-50대기업 해부18] 효성, 미래 먹거리 발굴 '청신호'
  • 나원재 기자
  • 승인 2019.07.21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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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서 전문성 바탕으로 점유율 본격 확대
조현준 회장 중심 친환경에너지·신소재 산업 집중
효성 본사 사옥. (사진=효성)
효성 본사 사옥. (사진=효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 맞춰 또 한 번 도약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각 기업은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핵심 사업의 역량을 끌어올리는가 하면,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본지는 국내 50대기업의 근황을 차례로 살펴보고 각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짚어본다.

올해 2분기 기준 총자산 13조5000억원인 재계 22위 효성그룹은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별 전문성을 끌어올려 시장 점유율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친환경에너지·신소재 산업 등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효성은 이와 관련해 올해 하반기 인도에서 스판덱스 공장을 완공하고, 시장 점유율을 현재 60%에서 70%로 10%포인트(P)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효성은 또 송전 과정에서 전압을 일정하게 유지시켜 손실되는 전력을 효율적으로 줄이는 ‘정지형 무효전력 보상장치(STATCOM)’와 ‘초고압 직류송선(HVDC; High-Voltage Direct Current)’ 등 차세대 전력망 핵심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전력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

효성은 이를 바탕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수소충전 인프라 구축 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탄소섬유 공장 증설 등 신소재 사업을 확대해 자동차 분야의 핵심소재 사업 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도 주목할 대목으로 꼽힌다.

효성은 지난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고, 사업회사별 독립경영 체제 구축도 완료했다.

◇지주사 전환 원년, 계열사와 시너지 제고

앞서 ㈜효성은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위해 2018년 1월3일 개최한 이사회 결의와 2018년 4월27일 임시주주총회의 결의를 통해 2018년 6월1일 인적 분할했다.

분할 후, 존속회사인 ㈜효성은 2018년 12월20일 분할신설회사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의 보통주식을 공개매수방식으로 현물 출자(유상 증자) 받아 지주회사의 법적 요건을 갖추고, 2019년 1월1일자로 지주회사로 전환했다.

효성은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총괄 사장을 중심으로 신시장 개척에 집중할 전망이다. 그룹의 핵심은 ㈜효성에서 인적 분할한 효성중공업, 효성티앤씨, 효성화학, 효성첨단소재다. (이미지=효성)
효성은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총괄 사장을 중심으로 신시장 개척에 집중할 전망이다. 그룹의 핵심은 ㈜효성에서 인적 분할한 효성중공업, 효성티앤씨, 효성화학, 효성첨단소재다. (이미지=효성)

효성그룹은 지주사인 ㈜효성 포함 총 55개의 국내 계열사와 72개의 해외계열사가 있다. 그룹은 ㈜효성을 중심으로 각 계열사에 대해 안정적인 지분을 유지하고 있다.

㈜효성의 최대주주는 조현준 회장으로, 올해 1분기말 기준 지분율은 21.94%다. 이와 함께 동생 조현상 총괄사장은 21.42%, 아버지 조석래 명예회장은 9.4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친인척 지분을 포함하면 오너 일가의 지분은 54.72%까지 증가한다.

이외 국민연금공단은 ㈜효성에 대해 10.22%의 지분을 보유해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원칙)’의 지위를 가졌고, 나머지 38.64%의 지분은 소액주주가 나눠 가지고 있다.

그룹의 핵심은 ㈜효성에서 인적 분할한 효성중공업, 효성티앤씨, 효성화학, 효성첨단소재다.

효성중공업은 변압기, 차단기 사업을 하는 중공업과 아파트, 오피스텔 사업을 영위하는 건설로 나뉘며 각각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3835억원, 558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각각 138억원, 604억원이다.

효성티앤씨는 섬유와 무역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같은 맥락으로 섬유와 무역사업의 매출은 각각 6500억원, 7630억원이며, 영업이익은 485억6000만원, 547억원이다.

같은 기간 효성화학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4515억원, 249억원이며, 효성첨단소재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8017억원 549억원이다.

효성중공업은 ㈜효성 지분 외 조석래 명예회장이 10.18%, 조현준 회장 5.84%, 조현상 총괄사장 4.8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같은 맥락으로 효성티앤씨 지분율은 조 회장 14.59%, 조 명예회장 8.19%며, 효성화학은 조 명예회장과 조 회장, 조 총괄사장의 지분율은 각각 6.70%, 8.76%, 7.32%다. 효성첨단소재는 조 명예회장이 10.18%, 조 총괄사장이 12.21%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조 회장과 조 총괄사장이 그룹 내 형제경영을 구축하면서 각각 섬유·무역과 탄소섬유 등의 핵심 자회사에 대한 경영에 집중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백년기업 도약 목표, 기술경쟁력 입증

효성그룹은 소비자와 파트너사 중심의 경영을 바탕으로 시장의 요구를 선제적으로 충족시키고, 시장을 선도하는 역량을 갖춰 나가면서 함께 성장하는 백년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효성중공업은 50여년 가까이 축적된 송·배전 분야 기술력을 바탕으로 HVDC(초고압 직류송전)와 STATCOM(정지형 무효전력 보상장치) 등 신송전 사업 강화에 나선다.

효성중공업은 한국전력, 전기연구원 등 기관과 함께 2021년까지 전압형 HVDC 주요 부품의 국산화를 완료할 계획이다. HVDC는 발전소에서 생산된 교류전력을 고압직류로 변환해 필요한 곳까지 송전한 뒤에 다시 교류로 변환해 공급하는 방식이다. 특히 장거리 송전 시 교류방식에 비해 송전효율과 안정성을 향상시킬 수 있어 차세대 전력망의 핵심기술 중 하나로 꼽힌다.

효성중공업은 지난해 10월 한국전력의 신영주·신충주 변전소에 세계 최대 규모의 STATCOM 설치를 완료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효성중공업은 STATCOM과 HVDC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세대 글로벌 전력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신재생·그린에너지 확대 정책에 따라 ESS(에너지저장장치) 부문과 수소충전 인프라 구축 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ESS는 일종의 ‘대형 배터리 시스템’으로 남는 전력을 저장했다가 전력 수요가 많을 때 공급해 전력 효율을 높여준다. 발전량이 가변적인 태양광·풍력 발전설비의 필수적인 설비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그룹에 따르면 ESS 사업부문의 매출은 지난해 5배 이상 늘었고, 국내 시장 점유율의 30%이상을 차지하며 국내선도 업체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다. 그룹은 글로벌 ESS 시장에 적극 진출해 5년 내에 글로벌 ‘톱(Top)3’로 성장한다는 방침이다.

그룹은 이와 함께 수소충전소 사업도 본격 확대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여의도 국회와 서울 강동구 수소충전소 구축 사업을 수주했다.

효성중공업은 수소충전소 시스템 시장점유율 1위(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2000년부터 친환경차 보급사업에 참여해 CNG 충전기를 납품하면서 축적해온 충전기 기술이 바탕이 됐다. 수소가스 냉각시스템, 수소가스 압축 패키지 등 수소충전기 주요 부품을 국산화한데다 신속한 애프터서비스와 함께 지속적인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것도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울산 테크노파크와 광주 자동차부품연구원을 비롯해 한국도로공사의 고속도로 휴게소 4곳(안성, 백양사, 성주, 언양)등의 수소충전소 구축 사업을 수주하는 등 기술력과 경쟁력을 입증한 바 있다.

◇인도·동남아 등 현지 생산체제 갖추고 로컬시장 공략

효성은 13억 인구의 인도에 현지 생산체제를 갖추고 내수시장 공략도 본격화한다. 인도는 매년 7% 이상 성장하는 신흥 시장으로 2030년에는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의 경제 대국으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효성티앤씨는 올해 하반기 완공되는 스판덱스 공장을 통해 인도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 인도효성티앤씨는 세계시장의 3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글로벌 ‘넘버원(No.1)’ 스판덱스 브랜드 ‘크레오라’를 보유하고 있다.

스판덱스 시장은 히잡 등의 무슬림웨어와 데님, 란제리, 스포츠웨어, 기저귀 등의 수요가 늘어나며 지난 2012년 이후 연 평균 16%이상 성장해 왔다. 효성티앤씨는 차별화 제품과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늘려 인도 스판덱스 시장 점유율을 현재 60%에서 7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효성첨단소재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로컬 고객 공략에 집중한다. 최근 동남아 지역의 경제성장에 따라 자동차 판매가 늘어나며 타이어코드 수요도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효성의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4개국 타이어코드 시장 점유율도 2016년 22%에서 2018년 40%로 크게 늘어났다. 베트남 중부 광남성에도 신규 타이어코드 설비를 구축하고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

효성첨단소재는 올 2월부터 전북 전주의 탄소섬유 생산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기존 부지에 라인을 추가해 현재 연 2000톤(t) 규모에서 4000톤 규모로 생산량을 늘린다. 2020년 완공될 예정이다.

조현준 효성 회장. (사진=효성)
조현준 효성 회장. (사진=효성)

효성첨단소재는 탄소섬유 생산공장을 증설해 국내 탄소섬유 수요 증가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정부는 수소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수소차 사업 육성계획을 밝힌 바 있다.

수소연료탱크 수요도 2030년까지 약 12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수소연료탱크를 비롯해 차량 경량화 소재로 탄소섬유의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탄소 섬유는 철보다 4배 더 가볍고 10배 더 강해 꿈의 소재로 불린다. 자동차용 구조재, 풍력, 우주항공 소재, 연료용 고압용기 등에 철의 대체재로 다양한 곳에 활용 가능해 미래 첨단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탄소섬유는 일본의 경제침략 규제 대상에 추가될 가능성도 큰 만큼 앞으로 기술에 투자하는 시간은 시장 점유율에 비례할 전망이다.

(본지는 다음 편에서 대우조선해양의 미래 경쟁력을 살펴볼 예정이다.)

nwj@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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