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일본 수출규제’ 대응 추경 증액 반영에 ‘총력’
정부 ‘일본 수출규제’ 대응 추경 증액 반영에 ‘총력’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07.2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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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의존 높은 소재·부품 국산화 등 2700억원 규모 증액 요구
3000억원 목적예비비 확보·대체품 할당관세 감면 검토도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지난 19일 국회 추가경정예산안 등 조정소위원회를 방문해, 자유한국당 소속 김재원 위원장(왼쪽 두 번째)을 비롯한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지난 19일 국회 추가경정예산안 등 조정소위원회를 방문해, 자유한국당 소속 김재원 위원장(왼쪽 두 번째)을 비롯한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이 수출규제에 이어 화이트국가(백색국가) 배제 등 추가보복을 예고한 가운데, 정부가 우리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27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 증액과 대체품에 따른 할당관세 감면 검토 등 대비에 나서고 있다.

6월 국회에서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가 무산되고, 7월 임시국회 소집 여부조차 합의되지 않아 추경안의 국회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러나 정부는 여야 합의 시 조속한 증액·삭감 심사를 완료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21일 국회와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가 관계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기업벤처부를 중심으로 당장 추경안에 추가 반영해야 할 긴급 소요 예산을 취합한 결과, 총 7929억원의 증액 요구가 있었다.

이에 기재부가 검토를 통해 약 2730억원 규모의 증액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여야 지도부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이하 예결위) 등에 관련 내용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결위에 따르면 정부와 협의를 거쳐 여당이 일본 수출규제 대응을 위해 각 상임위 단계에서 증액을 요구한 사업들은 일본 의존도가 높은 소재부품 국산화에 집중됐다.

세부적으로는 산업부가 일본의 수출규제 3개 대상 품목을 포함해 대외 의존도가 높은 분야의 연구개발(R&D) 2500억원, 제조기반 생산시스템 R&D 성과물 사용처 실증을 통한 조기 장비 상용화에 1500억원 증액을 요구했다.

또, 소재부품 상용화 지원장비 신규 도입과 공급 생산시설 확충 400억원, 기술력과 개발 의지가 높은 중견·중소기업의 소재부품 분야 기술 개발 지원에 350억원 등을 요청했다.

중기부의 경우, 민간투자가 저조한 소재부품 기업 등 제조기업의 투자 활성화 차원에서 모태펀드를 통한 전용펀드 조성 1000억원, 소재부품 분야 중소기업의 보증 공급 확대 480억원,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소재부품 중소기업의 경영환경 안정 지원 600억원 등의 증액을 요구했다. 

과기부는 해외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소재·부품의 국산화를 위해 12인치 반도체 테스트베드 구축에 필요한 115억원을 배정하고, 연구개발특구 내 소재·부품 생산기업의 기술개발과 사업화 지원에 252억원을 증액 요청했다.

아울러 국산화가 시급한 수출 규제 소재 품목을 중심으로 조기 상용화를 위한 소재융합혁신기술개발 33억원과 미래소재 디스커버리 사업 37억5000만원, 디스플레이·전기차 등 첨단산업에 필수적인 소재의 국산화를 위한 연구 15억원 등을 증액 요구했다.
 
정부와 여당은 이번 추경을 통해 3000억원 규모의 목적예비비를 추가해 확보하는 것도 고려 중이다.

이와 관련해 여당 예결위 간사인 윤후덕 민주당(경기 파주시갑) 의원은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피해 대비와 유사시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목적 예비비 용도의 ‘일본의 수출규제 대응’을 추가하고, 목적 예비비를 1조8000억원에서 2조1000억원으로 3000억원 증액하자는 의견을 냈다.

또한, 정부는 일본을 대체해 다른 나라에서 들어오는 반도체 소재에 대해 관세를 면제해주는 ‘할당관세’를 검토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할당관세는 정부가 정한 특정 수입품목을 대상으로 최대 40%의 관세를 한시적으로 감면해주는 제도다. 정부는 일본산이 아닌 다른 나라의 반도체 소재와 부품을 수입할 때 관세를 깎아줘, 국내 기업의 비용 부담을 낮춰주자는 취지에서 이를 검토 중이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