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北과 엄청난 진전 이뤄…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
국무부도 "시간과 여유 주려 한다"… 내실에 방점 두려는 듯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을 내세워 북미 협상 지연을 압박한 가운데,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속도조절론'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시간은 본질적인 게 아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을 실무협상과 연계시키며 "영향을 주게될 것"이라고 경고한 가운데, 낙관론을 펴면서도 서두르지는 않겠다는 기존의 '속도조절론'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또 북미 실무협상에 일부 차질이 빚어지더라도 개의치 않겠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북한에 대해 엄청난 진전을 이뤄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 기간이었던 지난달 30일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을 거론, "아무런 계획도, 아무것도 없었다"며 "하루 전 '우리는 여기에 왔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에게 인사하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누구도 실제로 터프한 사람들과 연락을 취할지 몰랐지만 나는 그(김 위원장)와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며 "그것은 훌륭한 만남이었다. 그것은 꽤 흥미진진했고 좋은 소통이었다"고 덧붙였다.
회동이 사전 기획으로 이뤄진 게 아니라 즉석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졌으며, 이는 곧 김 위원장과의 '좋은 관계'에서 비롯된 것임을 강조한 셈이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제재는 계속 유지되고 있다. 우리는 국경 문제에서 중국, 러시아와 협력하고 있다"면서 제재 유지 입장을 확인한 뒤 "나는 전적으로 서두를 게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미 국무부도 협상 재개를 고대한다면서 협상팀에 시간과 여유를 준다는 입장을 밝혔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우리는 물론 협상을 재개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이 처음엔 없었던 아이디어들을 갖고 테이블로 오기를 희망한다. 그들은 좀더 창의적일 수 있다"며 "우리는 그들에게 이러한 일이 일어날 수 있도록 시간과 여유를 주려 한다"고 했다.
또 "우리는 스티브 비건과 그(김 위원장)의 팀이 막후에서 조용히 진전을 계속 이뤄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실무협상 재개와 관련해 시간에 쫓기기 보다는 내실을 기하는 쪽에 방점을 두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북미간 비핵화 실무 협상 재개 시기가 늦춰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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