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의장 "개헌, 반드시 이뤄야 할 시대적 과제 각인하길"
文의장 "개헌, 반드시 이뤄야 할 시대적 과제 각인하길"
  • 고아라 기자
  • 승인 2019.07.17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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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서 제71주년 제헌절 기념식
"국회 신뢰도 최악… 개헌 논의 않고 국민소환제 도입은 공허한 주장"
17일 국회에서 열린 제71회 제헌절 기념식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이 김명수 대법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7일 국회에서 열린 제71회 제헌절 기념식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이 김명수 대법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희상 국회의장은 17일 "개헌은 반드시 이뤄내야 할 시대적 과제라는 것을 정치인 모두가 각인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문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제71주년 제헌절 경축사를 통해 "지금의 현실에서 제20대 국회의 개헌 골든타임은 지났다고 생각하지만 마지막까지 여야 정치지도자들의 중대 결단을 기대해보려 한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문 의장은 "여야 정치지도자들이 특단의 결심을 하지 않는다면 (개헌) 동력을 다시 얻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오늘 제헌 71주년을 새로운 헌법 체제에서 기념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문 의장은 "대한민국의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국민통합과 의회주의에 대한 강한 신념으로 무장해야 한다. 반드시 지켜내야 할 가치이며 원칙"이라며 "이러한 신념을 가졌던 위대한 지도자들의 공통점은 다음 세대를 위한 헌신이었다"고 언급했다. 

다만 문 의장은 "그러나 지금의 정치는 다음 세대를 위한 정치라고 말하기 어렵다"며 "정쟁과 이분법의 늪에빠져 공존이 아닌 공멸의 정치로 달려가는 것 같다. 국회는 멈춰서기를 반복하고, 개헌과 개혁입법은 진척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회의 신뢰도는 최악이며 국민의 인내심은 한계에 달해 국민 10명 중에 8명이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도입하라고 한다"며 "급기야 국회 스스로도, 여야 가릴 것 없이 국민소환제를 도입하겠다고 나서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우리 헌법에는 '국회의원의 임기는 4년으로 한다’'고 규정돼 있다"며 "국민소환제 도입은 개헌 사안이다. 정치권이 국민소환제 도입 주장에 진정성을 담으려면, 개헌 논의가 필수적으로 선행돼야 하며 개헌을 논의하지 않고 국민소환제를 도입한다는 것은 공허한 주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의장은 "지금 국회에서는 포용의 정치가 절실하다. 여야는 국정의 파트너인 동시에 경쟁자"라면서 "신뢰받는 국정운영을 위해 여당은 양보하며 경쟁하고, 신뢰받는 대안 정당이 되기 위해 야당은 협조하며 경쟁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국회가 살아있을 때 민주주의도 살고 정치도 살았다.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복원하자"며 "최악을 피하기 위한 차악, 최선이 아니더라도 차선을 선택할 줄 아는 성숙한 정치를 기대한다. 포용의 정치로 의회주의를 바로 세우자"고 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17일 국회 의장실에서 제헌절 기념식에 참석한 여야 대표들과 환담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 의장,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사진=연합뉴스)
문희상 국회의장이 17일 국회 의장실에서 제헌절 기념식에 참석한 여야 대표들과 환담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 의장,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사진=연합뉴스)

 

아울러 문 의장은 "제헌 71주년인 2019년은 3·1 독립운동 100주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으로, 대한민국은 역사적 대전환점에 서 있다"면서 "그러나 한 해의 반이 지난 지금, 새로운 100년의 희망만을 가리키기에는 우려가 앞서는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회를 비롯해 사회 전반에 대립과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며 "불균형과 양극화의 심화는 민생 저변의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는 요동치지만 국론을 모으기에 힘이 부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100년 전 우리는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길을 잃고 말았다. 지금 현재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강대국들의 국제 관계 속에서 평화와 경제를 지켜내야 할 절체절명의 시기"라고 덧붙였다.

또 문 의장은 "능동적이고 주체적으로 어려움을 스스로 헤쳐 나갈 수 있는 역량이 충분하다"면서 "긍지와 자신감을 갖고 당당하게 나아가야 하겠다. 대한민국이 다시는 길을 잃지 않도록 모두가 마음과 힘을 모아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ar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