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총장 임기 끝나는 25일부터 공식 임기 시작
국회 못 넘은 장관급 16번 째… 최대 기록 세울 듯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한 가운데, 야권이 강력 반발하며 정국 경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윤 후보자에 대한 임명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앞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8일 윤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었으나, 윤 후보자의 위증 논란으로 여야가 대치하며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 이뤄지지 못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전날(15일)까지 윤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보내줄 것을 국회에 다시 요청했으나 여야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채택이 무산됐다.
이로써 윤 후보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 등에 이어 문재인정부 출범 후 보고서 채택없이 임명된 16번째 고위급 인사가 됐다.
이미 박근혜정부가 임명을 강행했던 장관급 인사 10명의 기록은 넘어섰고, 이명박 정부의 17명에 근접했다.
이달 말 예상되는 개각까지 고려하면 이명박정부의 기록도 곧 뛰어넘어을 것으로 관측된다.
윤 후보자는 문무일 검찰총장의 임기가 끝나는 25일 오전 0시부터 공식 임기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문 대통령의 임명 강행에 야권은 즉각 반발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전임 정권에 대한 보복과 탄압에 절대 충성한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를 끝내 임명 강행한다"면서 "의회 모욕, 의회 무시, 국민 모욕, 국민 무시의 도를 넘는 행위"라고 반발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윤 후보자 임명 직후 입장문을 통해 "검찰총장은 인사청문회에서 대놓고 거짓말을 하고 대통령은 그런 검찰총장을 위해 대놓고 국회를 무시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이번 임명 강행으로 역대 최악의 '불통 대통령'을 예약했다"면서 "문 대통령이 야당 시절 '불통'이라고 그토록 비난하던 이명박 정부 당시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을 강행한 장관급 인사는 5년 간 17명이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경우 2년 간 16명으로, 신기록 수립은 이제 시간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정경두 국방장관 해임건의안' 상정과 표결을 놓고 얼어붙은 정국이 더 꼬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청와대 입장에서도 정치적으로 부담스러운 상황이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8일로 예정된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와의 만남에 찬물을 끼얹은 격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청와대 관계자는 "윤 후보자 임명 재가와 회동은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와 반대로 여야 5당 대표와의 회동이 여야 대치 정국의 변수로 떠올라 여야가 회동에서 대치 정국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도 나온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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