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가 높을수록 '매매가 상승폭 커'
아파트 분양가 높을수록 '매매가 상승폭 커'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9.07.15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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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방, 2017년 상반기 이후 실거래가 분석
입지 좋고 수요 많은 지역 연쇄 상승효과
아파트 분양가 대비 매매 실거래가 월평균 변동률.(자료=직방)
아파트 분양가 대비 매매 실거래가 월평균 변동률.(자료=직방)

입지가 좋고 수요가 많아 아파트 가격 상승 여력이 큰 지역에서는 분양가가 높게 책정되고, 분양 이후 매매가도 많이 오르는 연쇄적 상승효과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부동산 정보 서비스 '직방'이 아파트 분양가와 국토교통부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이하 매매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전국 아파트의 분양가 대비 매매가 월평균 변동률이 1.1%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 2015년 이후 분양한 아파트 중 입주시점부터 1년 이내에 거래된 사례를 대상으로 분석했다.

분양가 대비 매매가 월평균 변동률이 1.1%라는 것은 분양 이후 매매 거래된 아파트 가격이 분양가보다 월평균 1.1% 올랐고, 상반기 6개월 전체로 봤을 때는 6.6%가량 상승했다는 의미다.

이 수치는 지난 2017년 상반기 0.8%에서 지난해 상반기 2.0%까지 올랐다가 올해 상반기에는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분양가 대비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수도권이 지방보다 꾸준히 높았다.

수도권 월평균 상승률은 2017년 상반기 2.0%에서 하반기 3.4%로 높아진 후 지난해 상·하반기 각각 3.2%와 2.2%로 낮아졌다. 올해 상반기에는 추가로 소폭 낮아져 2.0%를 기록했다.

지방은 2017년 상반기 0.2%에서 지난해 상반기 1.4%로 높아졌다가 올해 상반기 0.5%로 다시 낮아졌다.

2017~2019년 상반기 분양가격대별 아파트 분양가 대비 매매 실거래가 월평균 변동률.(자료=직방)
2017~2019년 상반기 분양가격대별 아파트 분양가 대비 매매 실거래가 월평균 변동률.(자료=직방)

특이점은 분양 가격이 높을수록 분양가 대비 매매가 상승폭이 컸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수도권과 지방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7년 상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거래된 아파트 중 분양가격대별 분양가 대비 매매가 월평균 변동률은 수도권의 분양가 9억원 초과 단지가 11.1%로 가장 높았다.

이어 수도권은 분양가별로 △6억원 초과~9억원 이하 5.8% △3억원 초과~6억원 이하 3.0% △3억원 이하 0.8%로 나타났다.

지방은 △6억원 초과~9억원 이하 5.4% △3억원 초과~6억원 이하 2.3% △3억원 이하 0.6% 순으로 분양가 대비 매매가 월평균 변동률이 높았다.

이 같은 결과는 최근 정부가 검토 중인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와 연관지어 해석할 수 있다.

기존에는 공공택지에만 적용해왔던 분양가상한제를 민간택지까지 확대 적용하면, 과열된 주택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제도 도입에 찬성하는 쪽의 논리다.

통계만 봤을 때는 분양가가 낮아지면 이후 매매 시장도 상대적으로 안정화 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분양가 자체를 입지 여건과 수요, 주변 시세 등을 고려해 결정된다고 봤을 때, 분양가가 높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가격 상승 여력이 높은 지역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분양가가 시장을 움직였다기보다는 시장이 분양가를 끌어올리고, 분양 이후 매매가가 다시 높게 오르는 '승수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최성헌 직방 매니저는 "민간택지의 분양가상한제 도입에 대해서는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며 "최근 급등하는 분양가로 인해 서울의 경우 분양 수요층이 특정 계층으로 한정될 수 있는 만큼, 정책적으로 다양한 주거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정책으로 풀어낼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