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코오롱생명과학, 환자 앞에서도 ‘코미디’ 타령할 것인가
[기자수첩] 코오롱생명과학, 환자 앞에서도 ‘코미디’ 타령할 것인가
  • 동지훈 기자
  • 승인 2019.07.12 0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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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생명과학이 ‘코미디’ 같은 사과를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3일 주사액 중 2액의 성분 변경을 이유로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의 품목허가를 취소하겠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열린 기자회견에서였다.

이우석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인보사가 식약처의 품목허가 취소 결정을 받아 환자, 투자자, 의료계에 심려와 혼란을 끼친 데 대해 회사 대표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또 “세포의 유래를 착오했고 그 사실을 불찰로 인해 인지하지 못한 채 허가를 신청해 승인받았다”며 “17년 전 당시로서는 최선을 다한 세포확인 기법이 현재의 발달한 첨단기법 기준으로는 부족한 수준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인보사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해서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어 주사액의 성분이 바뀐 경위를 설명하면서 “더 재미있는 일은 지금 와서 보면 일종의 코미디같이 됐다”며 “그쪽(미쓰비시 다나베)에서 요청하지도 않은 엄청나게 중요한 자료가 거기로 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또 더 웃기는 거는”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세포 변경 보고가 누락된 경위에 실소가 더해진 것은 자신들의 실수를 해학적으로 표현했다고 봐야 할까. 아니면 과정이야 어떻든 안전성과 유효성에 확신한다는 회사 입장을 에둘러 강조한 것으로 해석해야 할까.

의도가 어느 쪽이든 주사액 성분이 연골세포에서 신장유래세포로 바뀐 경위가 ‘코미디’ 또는 ‘웃기는 상황’ 정도로 정리된 셈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철저한 장기추적조사를 통해 환자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이들과 직접 소통하는 간담회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코오롱생명과학과 투여환자들이 마주 앉을 간담회에선 코미디 대신 진정성이 있길 바란다. 3700여명의 환자들이 인보사를 무릎에 주사한 것은 코미디에 희망을 걸어서도, 코미디 같은 해명을 듣기 위해서도 아닐 테니 말이다.

jeehoon@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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