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보고서 채택 난항… 與 "지명철회 사유 없다" vs 野 "자진사퇴하길"
윤석열 보고서 채택 난항… 與 "지명철회 사유 없다" vs 野 "자진사퇴하길"
  • 허인 기자
  • 승인 2019.07.10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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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무엇하나 문제 된 게 없다… 위증 문제도 사실 아냐"
나경원 "그 자리에서 내려오는 게 검찰 개혁·명예 지키는 일"
윤석열, 국회에 '병역면제' 부동시 관련 병원 진단서 제출해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채택을 놓고 여야가 이견을 보이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명철회 사유가 없다는 입장인 반면, 보수야권은 비판수위를 끌어올리며 자진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윤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할 중대한 사유가 어디에도 없었다"며 "국민과 함께 하는 검찰총장을 위해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는 반드시 채택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원내대표는 "윤 후보자는 그동안 청문회 단골 주제였던 탈세, 위장전입, 투기, 음주운전, 논문표절 등 무엇 하나 문제가 된 게 없다"며 "위증 문제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반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윤 후보자에 대해 "그 자리에서 내려오는 게 검찰 개혁의 길이고 검찰의 명예를 지키는 길이란 점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는 입장을 전했다.

같은당 이주영 의원도 "도덕성 검증은 더 할 것도 없다. 무자격자"라며 "문 대통령이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면 윤 후보자를 사퇴시켜 개혁의지의 진정성을 보여줘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심재철 의원도 "하명수사·정치보복 수사를 진두지휘한 사람이 어떻게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꾀하겠는가"라며 "윤 전 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한 녹취록이 공개됐는데, 명백한 범죄행위다. 성경에서 베드로는 3번 부인했다는데, 윤 후보자는 6번 부인했다. 위증 행위고 국민을 기만한 행위"라고 거들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거짓말을 하다가 위증 논란을 일으킨 '윤석열 논란'은 점점 더 확산되고 있다"면서 "공연히 정쟁을 유발하지 말고 자진사퇴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오 원내대표는 "검찰총장이라는 자리는 일체 사적인 이해관계를 배제하고 공명정대하게 사건에 접근해야 하는 자리"라며 "자기 측근을 감싸기 위해 대놓고 거짓말을 하는 윤 후보자가 검찰총장이 되면 앞으로 검찰이 하는 말을 어떻게 믿겠느냐"고 반문했다. 

오 원내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는 "부적격 의견에 민주당이 동의하면 보고서 채택이 가능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다면 병기식 청문보고서 채택은 대통령이 임명하라는 의미로 전달되기 때문에 불가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여야가 이견을 보이면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은 쉽지 않아 보인다. 

야권은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의 친형인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비리 의혹 사건에서 '혐의없음' 처분을 받는 과정에서 윤 후보자가 배경에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윤 후보자는 지난 8일 진행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윤 전 세무서장에게 이남석 변호사를 소개해준 사실이 없다'고 밝히다 관련 발언을 한 육성파일이 공개되며 위증 논란이 일었다. 

뉴스타파가 공개한 2012년 12월 녹음파일에서 윤 후보자는 한 기자와 통화하며 "윤우진 씨가 '얘들(경찰)이 자기를 노린다'고 얘기하더라고. 내가 '진작 얘기하지, 그러면 변호사가 필요할 테니까..", "변호사가 필요하겠다 싶어서 내가 중수부 연구관하다가 막 나간 이남석이 보고, '네가 (윤)대진이한테 얘기하지 말고, 윤우진 서장을 한 번 만나봐라'라고 말했다" 는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한편, 윤 후보자는 전날 부동시(不同視) 등과 관련된 자료를 국회에 제출했다. 

윤 후보자는 1982년 8월 병역검사에서 부동시 판정으로 병역을 면제(전시근로역 처분)받았다.

윤 후보자가 제출한 병원 진단서에는 "2.5 디옵터의 양안 부동시를 보인다"며 "우안 교정시력 영점오로 교정 불가하며, 좌안 교정시력은 일점이로 우안 부동시성 약시 소견을 보인다"고 설명돼있다. 

다만 진단서에는 "굴절력은 연령에 따라 조절력 및 수정체 상태 등 영향으로 변화하기 때문에 현재의 부동시 양은 과거 혹은 향후 부동시 정도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사용될 수 없다"고도 기재됐다.

i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