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자식 같은 AI 스피커…독거노인 외로움 달랜다
친구·자식 같은 AI 스피커…독거노인 외로움 달랜다
  • 장민제 기자
  • 승인 2019.07.09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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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독거어르신 1150명 대상 ‘돌봄 서비스’ 두 달 사용패턴 분석
(이미지=신아일보)
(이미지=신아일보)

# 강남구에 홀로 거주하는 어르신 김모씨(여, 83세)는 새벽 3시에 두통을 느껴 인공지능(AI) 스피커로 SOS를 호출했다. 어르신은 “아리아 살려줘”라고 소리쳤고, 집안에 있던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AI 스피커 ‘누구’는 이를 위급 신호로 인식해 야간 관제를 맡고 있는 ADT캡스에 알람을 알렸다. 어르신은 119를 통해 응급실로 이송됐고, 현재는 상태가 호전돼 퇴원한 상태다.

SK텔레콤은 9일 을지로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열고 올해 초 시작한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시범사업의 구체적 사례와 사용패턴 분석결과를 공개했다.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는 SK텔레콤, 행복한 에코폰, 전국 사회경제연대 지방정부협의회 등이 독거어르신들을 위해 추진한 시범사업이다.. 

이번 시범사업은 5개 지자체에 거주 중인 어르신 1150명이 4월1일부터 5월 말까지 AI스피커 누구를 통해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를 사용한 패턴 조사가 핵심이다.

이준우 SK텔레콤 그룹장은 이날 자리에서 “당초 노인분들은 IT기기를 잘 활용하기 힘들고, AI스피커가 노인분들의 외로움과 고독감을 해소시킬 수 있을지 의문점이 많았다”며 “1차보고서가 완벽하진 않지만 AI스피커가 독거노인들의 고독 해소에 대안이 된다고 본다”고 밝혔다. 또 “체계적인 노인 삶에 대한 실태보고서가 없어서 이런 시도가 유리사회에 유의미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우선 독거 어르신들의 서비스 사용 비중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FLO’가 63.6%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감성대화 서비스(13.4%), 날씨(9.9%), 운세(5.0%)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감성대화 서비스의 사용비중(13.5%)은 일반인들의 사용 패턴(4.1%)보다 세 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이는 독거 어르신들이 AI스피커 ‘누구’를 ‘의인화’해서 생각하는 경향에서 비롯된다. AI스피커가 어르신들의 외로움을 달래는데 긍정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 그룹장은 “한 어르신은 AI 스피커가 피곤할까봐 눕혀 놓기도 했다”며 “표현도 의인화 하는 등 정말 인공지능 스피커를 친구나 자식처럼 생각하는 노인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또 조사 대상자 중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없는 독거 어르신들이 오히려 AI스피커 사용에 적극적(평균 사용횟수 58.3회)이었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보유하고 있는 독거 어르신(30.5회)과 두배 정도 차이가 벌어졌다.

위급 상황 발생 시 음성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사용 행태도 확인됐다. 조사 기간동안 AI스피커로 신고를 접수받고 실제 출동한 건 3건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사용하는 독거노인들보다 사용하지 않는 노인들이 AI스피커를 두 배 가량 더 많이 활용했다.

SK텔레콤은 앞으로 노인돌봄 서비스를 더욱 확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우선 오는 9월 노인 분들을 위한 추가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예를 들면 현재는 “아리야”라고 불러야만 답변하지만 앞으로는 독감, 복약지도 등 AI스피커가 먼저 안내하는 기능을 계획 중이다. 또 서울대 병원이 팟빵을 통해 선보이던 건강콘텐츠와 보라매병원의 도움을 받은 치매예방 프로그램 등도 선보일 예정이다.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