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오리온·하이트진로·농심…베트남서 브랜드 대중화 경쟁
롯데·오리온·하이트진로·농심…베트남서 브랜드 대중화 경쟁
  • 동지훈 기자
  • 승인 2019.07.08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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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 설립·전용 제품 수출로 현지화 속도, 미래시장 낙점
올해 경제성장률 6.5%대 시장서 잇단 성공…잠재고객 많아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하이트진로 프랜차이즈 주점 ‘진로바베큐’ 1호점. (사진=하이트진로)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하이트진로 프랜차이즈 주점 ‘진로바베큐’ 1호점. (사진=하이트진로)

국내 식품·유통업계가 신흥시장으로 떠오른 베트남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베트남은 높은 경제성장률과 한국의 세 배에 달하는 연간 출생률을 기록하는 만큼 미래시장으로서 매력은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식품·유통업계의 베트남 진출이 확대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베트남 진출은 현지법인 설립과 제품 수출 등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먼저 법인 설립을 통해 현지 시장 진출을 노리는 기업은 오리온, 하이트진로, 농심 등이 있다.

이들 기업 가운데 베트남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곳은 오리온이다. 지난 1995년 베트남 진출을 본격화한 오리온은 2014년 132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뒤 4년 만에 66%의 성장률을 기록, 지난해 2196억원의 현지 매출을 올렸다.

하이트진로는 베트남 현지화를 위해 알코올 19.9%의 ‘참이슬클래식’을 출시했으며, ‘자몽에이슬’, ‘청포도에이슬’, ‘자두에이슬’ 등 과일주를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하노이에 한국식 주점 진로바베큐(Jinro BBQ)를 오픈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진로바베큐는 현지인이 선호하는 업태와 메뉴 등을 제공하는 한국 식당”이라면서 “현지인들이 자주 찾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앞으로 다점포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심의 경우 지난해 연말 판매법인을 설립했다.

농심 관계자는 “베트남이 국물과 면을 곁들인 식문화에 익숙한 국가인 만큼 신라면을 필두로 한국 고유의 맛을 살리는 전략으로 차별화를 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출을 통해 베트남 시장에 들어선 기업의 대표주자는 롯데푸드다.

롯데푸드는 지난달 18일 베트남 호치민에서 비엣 오스트레일리아(Viet Australia)와 베트남 시장 전용 분유 ‘뉴본(Nubone)’을 론칭하고,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뉴본은 분유 브랜드로 0~6세의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며, 횡성공장에서 생산돼 베트남으로 수출된다.

앞서 롯데푸드는 베트남 시장에 ‘위드맘’, ‘키드파워A+’ 등의 제품을 수출하며 지난해 기준 15억원의 분유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롯데푸드는 이번 론칭으로 연간 30억원의 매출을 더해 오는 2020년까지 베트남 분유 연매출 5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한국 기업들이 베트남 진출에 열을 올리는 것은 높은 경제성장률과 한국의 세 배에 달하는 출생률을 고려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베트남 통계총국 발표에 따르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5% 수준으로 전망됐다. 이는 지난해 GDP 성장률 7.08%에 비해 둔화한 수치지만, 인도네시아(5.3%), 필리핀(5.8%), 태국(3.5~4.5%)와 비교했을 때 최대 2.0%포인트(p) 높은 수치다.

아울러 1억명에 달하는 인구와 매년 100만명에 육박하는 신생아 출생 수도 구매력 측면에서 매력적인 조건으로 평가된다.

식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국내 시장은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기업과 제품들이 포화한 상태”라며 “미래시장 개척을 위해 여러 국가들로 진출을 시도하고 있는데 베트남도 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jeeh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