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주요 일정에 불참했다는 주장을 담은 동영상이 극우사이트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민경욱 대변인까지 나섰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청와대 기자들은 대통령이 본 세션에는 참석하지 않고 뭘 했는지 취재도 하지 않았느냐"고 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는 많이 다르다.
동영상에서는 첫날 열린 '디지털 경제' 포럼에 문 대통령이 빠진 것만 강조했지만 문 대통령은 당시 인도 모디 총리와 정상회담을 진행 중이었다.
둘째 날 열린 '여성 인권 포럼'행사에서도 동영상은 문 대통령 자리만 비어있다고 주장하지만, 이 행사는 사전에 청와대가 불참을 통보했던 부대행사 일정이다.
또한 이 행사는 예정보다 35분 늦은 10시15분에 시작했는데, 문 대통령은 이미 10시에 본회의장에 도착해 다음 일정을 기다리고 있었다.
또 동영상은 예정보다 30분 정도 늦어져 오후 2시에 시작된 폐회식에서도 불참했다며 다른 의혹을 제기하지만, 문 대통령은 같은 날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2시36분 귀국길에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다른 일정들 때문에 일부 행사에 불참한 것인데, 점점 왜곡되며 행방불명부터 심지어 건강이상설 등 확인되지 않은 가짜뉴스까지 계속 생산되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해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G20 정상회의 때 문 대통령이 보이지 않는다는 동영상은 함께 다녀온 저로선 정말 황당한 영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바쁜 일정을 소화한 문 대통령 덕분(?)에 G20 정상회의 기간 주말도 반납한 채 '열일'한 본 기자에게도 황당하기는 매한가지다.
고 대변인의 말처럼 왜곡된 영상과 뉴스를 가장한 허위조작정보는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한다.
민주주의는 올바른 사실 인식을 근거로 시민 대중이 합리적 판단을 내릴 때 올바르게 작동한다. 속고 속이는 가짜뉴스는 사실을 오도하기 때문에 민주주의의 근간을 심각하게 위협한다.
더는 가짜뉴스를 가볍게 대응해서는 안 된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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