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강화·업무 군살빼기…주52시간 시행 후 달라진 은행 풍경
디지털 강화·업무 군살빼기…주52시간 시행 후 달라진 은행 풍경
  • 이혜현 기자
  • 승인 2019.07.07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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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금융권 주52시간이 이달부터 본격 도입돼 시행된 지 1주일이 지난 가운데 은행권은 디지털을 강화하는 한편 불필요한 회의 등 업무 군살빼기에 나섰다.

아직까지는 별다른 이상 징후 없이 주52시간이 은행권 전반에 걸쳐 시행되고 있지만 이전보다 줄어든 업무시간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각 사마다 업무혁신을 도모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로봇기반 업무자동화(RPA) 도입 확대와 조직 슬림화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신한은행은 하반기 대대적인 인사를 통해 전열 정비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현장영업력 강화를 위해 지난달 차·과장급 본점 직원 50여명을 영업점으로 배치한 것에 이어 최근에는 150여명의 본점직원을 영업점으로 발령을 냈다.

이번 인사는 주 52시간 근로제 본격 시행으로 영업점에 발생할 수 있는 인력 공백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우리은행은 직원 업무 시간 단축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로봇시스템 도입 등 디지털 금융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기존 사람이 하던 정형적 반복적 업무를 소프트웨어 로봇이 대체하는 로봇기반 업무자동화(RPA)를 도입해 업무시간과 인적오류를 줄여 생산성을 높이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RPA 시스템이 도입된 분야는 △가계여신 자동연장 심사 △가계여신 실행 △가계여신 담보재평가 △기술신용평가서 전산 등록 △외화차입용 신용장 검색 △의심거래보고서 작성 등 영업점 지원을 위한 업무 등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RPA 영역을 확대해 △예적금 만기 안내 △장기 미사용 자동이체 등록계좌 해지 안내 △퇴직연금수수료 납부 안내 △근저당권 말소 등의 업무에 RPA를 도입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RPA 도입으로 업무별 평균 자동화 비중을 80%까지 높일 수 있으며 기존 업무시간을 최대 64%까지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나아가 직원의 전산조작 업무를 줄여 고객 대기시간을 최소화 하고, 상담시간을 늘려 고객에게 양질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일부 업무는 사람의 개입이 최소화 되도록 기존 업무 프로세스를 정비하여 업무 자동화 비중을 높였다”며 “자동화 비중을 높여 영업현장에서 세일즈와 고객만족도 향상에 집중할 수 있도록 RPA를 확대 하겠다”고 말했다.
 
또 디지털 부문의 경쟁력 제고 및 영업력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우리은행은 디지털금융그룹을 ‘은행 안에 은행(BIB, Bank in Bank)’ 형태의 별도 조직으로 운영한다. 디지털금융그룹에 사업추진의 독립성과 예산운영의 자율성을 부여함으로써 디지털 금융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불필요한 회의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6월 말부터 회의는 주 1회, 1시간 이내, 1일 전 자료를 배포하자는 내용의 ‘하나·하나·하나’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우리은행도 자료는 1장, 1시간 내, 결과 피드백은 1일 내로 한다는 내용의 ‘1·1·1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업무 집중도를 높이는 차원에서 오전 10시~11시 반, 오후 2~4시를 집중근무시간으로 정해 외출을 삼가도록 했다.

신한은행은 회의시간을 최대한 압축하기 위해 부서마다 5분, 15분, 30분 단위로 울리는 알람 시계를 배포하고 짧은 회의는 선 채로 스탠딩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태블릿PC를 활용해 종이를 없애고, 회의자료는 워드로 작성해 프레젠테이션을 없앴다. 또 직급과 무관하게 의견을 교환해 불통을 없애는 ‘3무(無)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hyun1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