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바뀐 한국타이어앤테크…성장 발판 ‘흔들’
무늬만 바뀐 한국타이어앤테크…성장 발판 ‘흔들’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07.04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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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실적 전년比 하락 전망…증권사 전망치 평균 10% 밑돌아
사명 변경 통해 ‘경쟁력 강화 위한 새로운 전기 마련’ 계획 차질
(사진=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진=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사명까지 바꿔가며 내세운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새로운 전기 마련’이란 계획은 무색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구 한국타이어그룹) 회장의 차남인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표의 3세 경영능력 시험무대도 녹록하지 않을 것으로 풀이된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시장전망치 평균)를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올해 2분기 매출액 1조7000억원, 영업이익 1545억원, 당기순이익 1123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컨센서스를 10.2% 밑도는 수치다.

전년 동기 매출 1조7054억원, 영업이익 1853억원, 당기순이익 1705억원과 비교하면 매출은 큰 차이가 없지만, 영업이익은 308억원(16.6%), 당기순이익의 경우 580억원(34%) 가량 줄어들게 된다.

강 연구원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2분기 부진한 실적은 판매 부진과 회계기준 변경에 있다”며 “유럽지역에서는 국제표준시험방식(WLTP) 적용과 경기둔화의 영향으로 OE(신차용)와 RE(교체용) 수요가 모두 부진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중국지역의 경우 완성차 판매가 급감하며 OE 수요가 부진하다”면서 “2분기 타이어 판매본수는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이는 163억원의 영업이익 감소효과를 일으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초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지난 2017년 7월부터 가동한 미국 테네시 공장에서 공장 설비 숙련도 문제로 제품 불량이 발생하는 등 수율 문제를 겪었다. 가동 손실 등에 따른 악재로 인해 지난해 실적에 악영향이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 공장의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완성차기업의 OE 물량을 확보하는 데 힘써 오면서 올해 상반기부터 첫 OE 물량을 수주할 것으로 기대됐다. 미국 공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RE 물량만 생산하며 공장 가동률이 70∼80%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올해 상반기가 다 지나도록 실적 개선에 대한 전망은 어두운 상황이다.

지난 5월 기존 한국타이어그룹의 지주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한국테크놀로지그룹으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한국타이어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로 이름을 바꿨다. 사명 변경은 미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면서 지속성장을 실현해 나간다는 장기적 비전과 의지를 담았다“는 게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측의 설명이었다.

특히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사업의 질적 성장, 경쟁력 강화, 신성장 추진체계 강화 등으로 글로벌 기업으로서 입지를 공고히 해 나갈 방침을 내세웠다.

관련업계에서는 사명 변경을 계기로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의 차남인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표의 3세 경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까지 실적 개선 전망이 밝지 않아 사명까지 바꾸며 내세운 혁신 의지가 한 풀 꺾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실적 부진은) 그동안 글로벌 시장의 수요 부진도 악영향을 미쳤다”면서도 “회사 이름까지 바꾸며 혁신 의지를 다진 만큼 실적 개선으로 지속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