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文정부 맹비난… "통합정치 기대했지만 무참히 꺾여"
나경원, 文정부 맹비난… "통합정치 기대했지만 무참히 꺾여"
  • 허인 기자
  • 승인 2019.07.04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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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탄압과 비판 세력 입막음의 연속이었다"
"북핵폐기는 시작도 안한 현실 직시해야"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4일 "최악의 정치 혼란기에 출범한 문재인 정권에 국민들은 안정과 통합의 정치를 기대했지만 얼마 가지 않아 무참히 꺾였다"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지난 문재인 정권 2년, 반대파에 대한 탄압과 비판 세력 입막음의 연속이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정권 역시 국민의 자유와 기본권이 아닌, 이 정권의 절대권력 완성을 위해 민주주의를 악용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며 "이것이 바로 이코노미스트지가 말한 '신독재' 현상과도 부합하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 독설을 쏟아냈다. 

그는 "우리 국민들은 '불안의 시대'에 살고 있다. 누가 이 불안을 극복해야 하나"라며 "바로 우리들이 올바른 정치를 통해 불안을 희망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또 "개인도, 기업도, 국가도 모두 불안하다"며 "좀처럼 밝은 미래가 보이지 않는 어두운 터널을 한 없이 달리고 있는 대한민국"이라고 성토했다. 

나 원내대표는 "정치 불안은 거의 공포수준"이라며 "대통령이 나서서 국민을 쪼개고 가르고, 6·25 전사자 앞에서 김원봉을 추켜세워 스스로 대한민국 대통령임을 망각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거듭 "독재자의 후예, 빨갱이 발언 등 대통령이 앞장서서 국민 분열을 조장한다"며 "생각을 달리하는 국민들은 침묵할 수밖에 없다. 정권을 비판하면 불이익이 따른다는 공포심이 학계, 공직사회 등을 짓누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 원내대표는 "지금 우리 정치, 정치가 있어야 할 곳에는 정작 정치가 없고 정치가 없어야 할 곳에는 정치가 만연하다. 정치실종과 정치과잉의 위기"라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붉은 수돗물, 은명초 화재사건, 경제위기와 일본의 통상보복 등을 '재앙'이라고 규정했다. 

최근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이벤트이든, 문재인 대통령의 총선 이벤트이든 상관없다"면서 "하지만 변한 것은 없다. 북핵 폐기는 시작도 안 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스칸데르급 미사일이 우리 국민을 겨냥하는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단거리라 괜찮다'고 하고, '북핵 동결'이 미국에서 언급되는데도 대한민국 대통령은 한마디도 말 못 하는 '객'(客), 손님을 자처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사실상의 종전선언'을 규정했지만 섣부른 종전선언 발언은 북한의 주한미군 철수 주장에 힘을 실어줄 뿐이다. 한 번의 만남으로 종전선언이 가능할 만큼 지난 북한의 침략과 도발이 가벼운 역사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대일 외교에 대해서는 "일찌감치 일본 정부가 통상보복을 예고해왔음에도 문재인 정부, 수수방관하며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한일관계 역시 자유의 관점에서 복원돼야 한다"며 "과거는 잊지 말되 미래지향적 한일관계가 필요하다.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다차원, 다채널 외교가 시급하다. 즉각 긴급 의회 외교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나경원 원내대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듣고 있다.(사진=연합뉴스)
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나경원 원내대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듣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는 겉으로 '친노동'을 표방하지만 틀렸다. 문재인 정부 노동 정책은 '친노조', '친 민주노총'이다. 가장 반노동적인 정책"이라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 CSR도 필요하지만 이제 노조의 사회적 책임, USR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노조의 사회적 책임법'을 만들겠다"며 "노조의 각종 사업, 내부 지배구조, 활동 등의 투명성·공익성 제고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나 원내대표는 "이제 우리는 친 기업-반 기업이라는 낡은 이분법적 사고에서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 지금 우리 시대에 필요한 것은 바로 '기업가 정신 르네상스'"라며 "각종 규제완화와 악법폐지로 기업인들의 숨통을 틔워주겠다"고 다짐했다. 

건강보험 강화대책인 '문재인 케어'와 관련해서는 "무분별하게 혜택을 늘려 의료시장을 붕괴시키고 있다"며 "급격하게 고갈되어가는 재원을 채우기 위해 결국 건강보험료 폭탄을 터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비현실적 공약으로 국민의 환심을 사고 뒷수습은 국민에게 떠넘긴다. 좌파 복지 정책의 무능과 무책임이라는 민낯을 보여준다"고도 주장했다.

이어 나 원내대표는 "이 정부가 조급증을 내는 추경도 마찬가지"라며 "곳곳에 총선용 퍼주기 사업이 끼워져 있다. 통계조작 세금일자리 예산이 숨어있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 정권의 '조작·은폐 본능'은 이번에도 유감없이 드러났다"면서 "지난달 15일 북한 동력선 삼척항 입항 사건은 우리 경계실패의 실상이 드러난 충격적 사건이다. 권력에 의한 조직적 은폐, 축소 정황마저 드러났다"고 말했다. 

또 "정의용 안보실장, 서훈 국정원장 등 안보라인은 즉각 경질돼야 한다. 당연히 청와대, 국정원, 국방부, 통일부 등 관련 기관 전부를 대상으로 한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교과서 조작 사건 역시 마찬가지"라며 "국정교과서 집필, 출판, 인쇄 제도 전반에 걸친 국정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추가로 현재 배포된 해당 교과서를 전량 수거해서 전부 폐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나 원내대표는 "지금 이대로 일방통행만 거듭한다면 대한민국은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부서질 것"이라며 "자유의 가치에서 위기 돌파의 지혜를 찾을 수 있다"고 했다. 

i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