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사상 초유의 '의사당 점거'… 中 매체 "무시한 폭도 행위"
홍콩 사상 초유의 '의사당 점거'… 中 매체 "무시한 폭도 행위"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9.07.02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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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대 "송환법 완전 철폐하라" 절규
입법회 의사당 점거… 반나절 만에 일단락
홍콩 입법회 점거한 시위대. (사진=AP/연합뉴스)
홍콩 입법회 점거한 시위대. (사진=AP/연합뉴스)

 

중국으로 범죄인을 보낼 수 있도록 한 '범죄인 인도 법안'(일명 송환법)의 완전 철폐를 요구해 온 홍콩 시위대의 움직임이 거세지며 홍콩의 정국 경색이 깊어지고 있다.

홍콩 주권 반환 22주년 기념일인 지난 1일(현지시간), '범죄인 인도 법안'(일명 송환법)의 완전 철폐를 요구해온 홍콩 시민들이 캐리 람 행정장관 사퇴 등을 요구하며 벌인 대규모 집회 중 시위대 일부가 입법회 건물에 진입, 의사당을 점거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날 오후 9시께 시위대는 입법회 건물을 둘러싼 유리벽과 유리문 여러 곳에 구멍을 내고 입법회에 진입해 시위를 벌였다. 그동안 홍콩의 입법회과 같은 주요 공공 기관이 시위대가 진입해 점거 시위를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현지 언론은 경찰이 입법회 앞 도로를 점거한 수백 명의 시위대 해산을 위해 최루탄을 발사했고, 시위대는 한때 벽돌, 우산, 계란 등을 집어던지며 맞서는 등의 일촉즉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시위대는 송환법이 홍콩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법이라며 완전 철폐와 캐리 람 행정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며 시위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달 15일 100만 반대 시위에 홍콩 정부는 송환법 추진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혔으나 시위대는 완전 철폐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홍콩 람 행정관은 2일 오전 4시에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시위대 폭력 행위를 강하게 비판하며 송환법은 자동 폐기되고, 관련 법을 추가로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법률 파괴 행위를 끝까지 추적해 처벌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동안 홍콩의 입법회과 같은 주요 공공 기관이 시위대가 진입해 점거 시위를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다.

홍콩 의사당 점거 사태는 입법회 건물을 점거하고 경찰과 대치하던 시위대가 2일 오전 2시 30분경 시위 진압 장비를 갖춘 경찰들이 접근해 오자 모두 해산하며 일단락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시위로 시위대 54명과 경찰관 13명이 부상한 것으로 현지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한편 환구시보 등 중국매체는 이번 시위에 대해 법을 '무시한 폭도 행위'로 규정하며 "홍콩은 폭력의 천국이 돼선 안되고 홍콩 전 사회가 폭력 행위를 큰소리로 꾸짖어야 한다"고 전했다.

[신아일보] 이인아 기자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