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만난 식품업계, K-푸드 앞세워 美 수출 활력 기대
트럼프 만난 식품업계, K-푸드 앞세워 美 수출 활력 기대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07.0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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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美 농식품 수출 지속 증가세…올해 11억달러 돌파 전망
CJ, 시장점유율 1위 ‘비비고 만두’…올해 매출 4000억원 목표
농심 신라면, 한국식품 최초 월마트 입점…주류시장 안착 성공
동원·하이트진로·하림·풀무원 등 대표상품 앞세워 수출확대 ‘박차’
CJ제일제당이 PGA의 ‘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ThePlayers Championship)’과 연계한 비비고 홍보 현장. (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이 PGA의 ‘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ThePlayers Championship)’과 연계한 비비고 홍보 현장. (사진=CJ제일제당)

식품업계의 미국 수출이 활기를 띠고 있다. 최근 들어 적극적인 투자와 함께 김과 라면, 김치 등 다양한 농식품을 앞세워 주류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 더욱이 지난달 30일 방한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기업 총수들과 진행한 간담회에 CJ와 농심, 동원 등 주요 식품기업들이 참석할 정도로 미국에서의 K-푸드의 위상도 상당히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1일 관련업계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미국은 일본, 중국에 이어 우리 농수산식품의 제3의 수출시장이다. 최근 대(對) 미국 농식품 수출액을 살펴보면 2014년 8억1130만달러에서 2016년 9억5720만달러, 2017년 10억2530만달러로 처음으로 10억달러(1조1500억원)를 돌파했고, 지난해에도 10억8000만달러를 기록하는 등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올 5월까지의 수출액은 4억6880만달러로 전년 동월과 비교해 6.7% 늘었다.

aT 관계자는 “과거에는 교민시장 위주로 한국식품이 유통됐으나, 최근 들어 한류 인기와 식품기업들의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K-푸드의 소비저변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이 이어진다면 올해 미국 수출액 11억달러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국 수출에 활발히 나서고 있는 식품기업으로는 CJ와 농심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이들 기업들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간담회에 초청받은 식품기업이라는 점과 함께 김과 라면, 만두 등 K-푸드를 앞세워 주류시장을 성공적으로 진출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간담회 이후 미국에 1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혀 주목받은 CJ의 경우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이 미국 식품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대표제품 중 하나인 ‘비비고 만두’의 활약이 크다.

비비고 만두는 지난 2016년 처음으로 현지 만두시장에서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며 점유율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2400억원의 매출고를 올리며 2년 만에 2.5배 수준의 고성장세를 기록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미국 소비자 취향을 고려한 현지화 전략이 주효했고, 지난해 현지 대형냉동식품 전문업체 ‘슈완스’와 ‘카이키’를 인수하면서 생산기반과 브랜드 인지도, 영업력 등을 확보한 결과”라며 “만두에 이어 최근 들어 건강식품으로 수요가 활발한 조미김과 김스낵을 제2의 먹거리로 내세워, 올해 미국에서만 4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코스트코 매장에 입점한 농심 신라면. (사진=농심)
미국의 코스트코 매장에 입점한 농심 신라면. (사진=농심)

미국시장에서 ‘라면 강자’ 농심의 활약도 눈여겨볼만 하다.

농심은 2017년 한국식품 최초로 미국 최대 규모의 대형유통체인 ‘월마트(Walmart)’에 신라면을 입점했고, 이 외에 코스트코(Costco)·크로거(Kroger) 등 현지 유명 유통체인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2005년에 미국 LA에 생산공장을 가동하면서 교민과 아시안마켓 위주로 라면 제품을 판매했으나, 현재는 백인소비자를 비롯한 주류시장 비중이 더 높은 상황이다.

농심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에서 올린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 성장한 2억2500만달러”라며 “월마트·코스트코 등 대형유통체인을 집중 공략한 덕분에 사상 처음으로 주류마켓 매출이 아시안마켓을 뛰어넘었다”고 밝혔다.

농심은 수년 내에 미국에서의 시장점유율을 늘려 1위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 간담회 이후 일각에서 미 동부에 제2공장 조성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공장 조성은 검토 중에 있다”면서도 “시기 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한 결론은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 외에 간담회에 참석한 동원그룹은 10여 년 전인 2008년 미국 참치캔 시장점유율 1위인 스타키스트를 인수해 현재 참치캔 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한편, 대표 상품 중 하나인 조미김을 활용한 양반 스낵김을 앞세워 현지 시장을 꾸준히 공략하고 있다.

미국에서 진행된 하이트진로의 참이슬 랩핑트럭 마케팅. (사진=하이트진로)
미국에서 진행된 하이트진로의 참이슬 랩핑트럭 마케팅. (사진=하이트진로)

최근에는 하이트진로와 하림, 풀무원 등의 대미 수출 행보도 눈에 띈다.

하이트진로는 맥주와 소주, 과일향 리큐르 등 다양한 주류 제품을 현지에 홍보하며 미국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미국법인인 진로아메리카의 매출액은 2150여만 달러로 전년보다 17%가량 성장했고, 올해 매출은 2400만달러가 예상된다.

하림도 지난 2014년 업계 최초로 미국에 삼계탕을 판매하기 시작한 이후 지난해에만 470여톤(t)의 제품을 현지에 공급했다. 이는 수출 첫 해인 143t과 비교해 세 배 이상 늘어난 수치. 올해에는 대미 수출 400만달러 달성을 목표로 기존의 냉동 삼계탕과 레토르트 삼계탕에 이어 닭가슴살로 만든 삼계탕 등 수출제품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풀무원의 경우 전라북도 익산에 ‘글로벌김치공장’을 완공한 후, 지난달 국내 김치업계 최초로 월마트 3900여개 매장에 김치 제품을 납품하며 주류시장 진출에 탄력을 받고 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