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돈 풀려도 돌지 않아"…금리하락 변수될지 주목
한은 "돈 풀려도 돌지 않아"…금리하락 변수될지 주목
  • 김현진 기자
  • 승인 2019.07.01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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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통화유통 속도 0.72…전년比 0.02 감소
(이미지=연합뉴스)
(이미지=연합뉴스)

시중에 돈이 풀려도 돌지 않는 추세가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이 돌지 않는 상황에서 기준금리 하락이 어떤 변수를 만들지 주목된다.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통화유통 속도는 0.72로 전년 대비 0.02 감소했다.

통화유통 속도는 통화 한 단위가 일정 기간에 각종 거래를 매개하기 위해 몇 번 유통됐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보통 연간 명목 국내총생산(GDP)을 광의통화인 M2(평잔·연계열)로 나눠 구한다.

시중에 공급된 유동성이 실물부문에서 원활하게 유통되면 통화유통 속도가 오르고, 그렇지 않으면 떨어진다.

통화유통 속도는 2013년까지 0.80을 넘었으나 2014년 0.78, 2015년 0.76, 2016년 0.74로 연이어 감소했다. 2017년 0.74를 유지했지만, 지난해 다시 하락한 것이다.

이는 시중에 풀린 자금이 기업 투자 등 생산적인 방향으로 흐르지 못하고 부동산 시장으로 몰린 결과라는 지적이다.

또 경기둔화 우려와 부역갈등에 불확실성이 커지자 기업들이 적극적인 투자를 꺼리면서 시중에 부동자금이 늘어난 영향도 있다. 현금통화,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부동자금의 규모는 지난 3월 말 기준 1000조에 육박한다.

올해 1분기에는 명목 GDP가 전 분기 대비 0.8% 감소하는 등 실물경제가 부진해 통화유통 속도가 더 떨어졌을 것으로 예측한다.

예금회전율도 지난 1분기에 3.5회를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0.2회 감소했다.

예금회전율은 월간 예금지급액을 예금 평균 잔액으로 나눈 값으로 회전율이 낮다는 것은 예금을 인출해 소비 등에 쓰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통화유통 속도를 높일 수 있는가에 대해 의견이 갈리고 있다.

금융에서 실물로의 자금 이동이 줄어든 만큼 기준금리 인하가 소비·투자 증대로 이끄는 효과도 약해졌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시중에 풀린 자금이 투자보다는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 자산가격을 높일 수도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6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33주 만에 하락세를 멈추고 보합세를 나타냈다.

다만 인하 효과가 과거보다 제약될 수 있으나 현 경기상황을 봤을 때 기준금리 인하는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jhuy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