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큰 손’ 투자에 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방긋’
사우디 ‘큰 손’ 투자에 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방긋’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06.30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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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 이번 투자 발판 삼아 ‘종합화학기업’ 거듭나
현대오일뱅크, 정유 제품·원유 공급·구매 안정적 도입
에쓰오일(S-OIL)의 복합석유화학 시설(RUC/ODC)인 올레핀 하류시설. (사진=에쓰오일)
에쓰오일(S-OIL)의 복합석유화학 시설(RUC/ODC)인 올레핀 하류시설. (사진=에쓰오일)

에쓰오일(S-OIL)과 현대오일뱅크가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방한을 계기로 대규모 협력·투자를 이끌어내면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 특히 에쓰오일의 경우 ‘석유에서 화학으로’ 혁신적인 전환을 꾀할 수 있게 됐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인 사우디 아람코와 5조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진 복합석유화학시설(RUD·ODC)을 준공하고 오는 2024년까지 7조원 규모의 투자를 받아 진행하는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에쓰오일은 잔사유고도화시설(RUC)·올레핀다운스트림(ODC)를 잇는 스팀크래커·올레핀다운스트림(SC&D) 프로젝트 진행으로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RUC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찌꺼기인 잔사유를 재처리해 휘발유와 프로필렌을 뽑아내는 설비다. ODC는 프로필렌을 투입해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을 만든다.

에쓰오일은 이번 RUD·ODC 준공으로 석유화학 비중이 지난해 8%에서 13%로 확대돼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RUD·ODC에 이어 진행하는 SC&D 프로젝트는 나프타와 부생가스를 원료로 연간 150만톤(t) 규모의 에틸렌·석유화학 원재료를 생산하는 스팀크래커와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로 구성된다.

이번 협약으로 아람코는 SC&D 프로젝트 추진과 함께 사우디아람코가 개발한 원유를 석유화학 물질로 전환하는 기술인 TC2C(Thermal Crude to Chemicals)의 도입 등 폭넓은 영역에서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 사우디아람코는 에쓰오일에 스팀크래커 운영 경험과 올레핀 다운스트림 공정, 제품 연구·개발(R&D) 전문지식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현대오일뱅크도 사우디아람코의 계열사인 아람코 트레이딩 싱가포르와 내년부터 연간 2조876억원 규모의 정유 제품을 총 20년간 장기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계약 기간을 감안하면 약 40조원 규모의 대형 계약이다.

이번 계약으로 현대오일뱅크는 아람코 트레이딩 싱가포르에 하루 평균 휘발유 1만배럴, 경유 1만배럴, 항공유 4만배럴을 판매하게 됐다. 정유 제품은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의 합작회사인 현대케미칼 증설을 통해 생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대오일뱅크는 사우디아람코로부터 하루 평균 15만배럴의 사우디 원유를 구매하는 계약도 맺었다. 이번 계약에 대해 현대오일뱅크 측은 중동 정세 변화와 산유국 감산에 따른 수급 불안에 대비해 앞으로 안정적인 원유 조달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우디아람코와 투자·협력으로 인해 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의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국제유가의 불안정 등 사업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찾아온 기회”라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