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점 돌아간 국회… 원내대표들의 수난시대
원점 돌아간 국회… 원내대표들의 수난시대
  • 김가애·허인 기자
  • 승인 2019.06.25 17: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인영 참담… "새로운 협상 꿈도 꾸지 말라"
나경원 위기… 리더십 상처에 재신임도 거론
오신환 상실… "중재자 역할 마감" 강경태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여야3당 원내대표가 가까스로 도출한 국회정상화 합의안이 물거품이 돼 국회 정상화 협상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자 각 당 원내대표들의 어깨가 전보다 더 무거워진 모양새다.

당장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정상화의 꿈이 두 시간만에 무너지자 참담한 모습이다.

결국 '반쪽국회'가 되면서 추경안과 각종 민생법안 등의 처리에도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이 원내대표는 2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자유한국당은 공존의 길을 외면하고 끝내 오만과 독선, 패망의 길을 선택했다"며 "국회 정상화를 바라는 국민의 여망을 정면으로 배반했는데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을 향해 "새로운 협상은 꿈도 꾸지 말라"고 했다.

책임론에서는 한결 자유로워졌지만, 파행이 이어질 수록 타격이 있는 만큼 전투태세를 단단히 갖추는 모습이다.

특히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리더십에 치명상을 입었다.

여야간 첨예한 대치 끝에 들고 간 합의안이 당내에서조차도 지지를 얻지 못하면서 나 원내대표의 입지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지사라는 관측이다.

일부 한국당 의원들은 합의안 부결과 관련해, 이번 협상을 주도했던 나 원내대표의 협상력 자체에 대해 문제를 삼고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나 원내대표의 리더십에 균열은 물론, 당내 재신임 문제까지 거론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는 나 원내대표의 향후 협상 과정에서도 심리적인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나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에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이라며 "(재신임 여부에 대해) 저는 못 들었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국회 파행에 대한 책임론이 한국당 쪽으로 기울면서 비판여론이 높아진 상황에서 일부 상임위에만 선별적으로 복귀하는 게 얼만큼의 효과를 거둘지도 미지수다.

민주당과 한국당을 오가며 가교역할을 해왔던 오신환 원내대표는 큰 상실감에 빠진 모습이다.

오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바른미래당은 그동안 국회 정상화를 바라는 국민의 뜻을 받들기 위해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고, 최대한의 인내를 발휘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다"면서 "그러나 더 이상 중재할 내용이 사라진 이상 바른미래당의 중재자 역할도 여기서 마감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 원내대표는 "한국당의 참여여부와는 상관없이 합의문에 기초해서 국회법이 허용하는 절차에 따라 6월 임시국회 일정을 진행한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