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헌율 익산시장, 다문화 비하발언 공식 사과
정헌율 익산시장, 다문화 비하발언 공식 사과
  • 김용군 기자
  • 승인 2019.06.25 15:2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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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아픔 드리게돼 유감"…다문화가족 단체 시청서 규탄 대회
25일 정헌율 익산시장이 다문화가족 비하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사진=김용군 기자)
25일 정헌율 익산시장이 다문화가족 비하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사진=김용군 기자)

정헌율 전북 익산시장이 다문화가족 비하 발언과 관련해 공식 사과했다.

25일 익산시 시청앞에서 전국이주여성쉼터협의회, 차별금지법제정연대, 한국다문화가족·건강가정지원센터협회, 한국이주여성연합회,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등 다문화 단체가 참여 비하 발언을 한 정헌율 시장을 규탄하는 대회를 가졌다.

정 시장은 지난 5월11일 ‘2019년 다문화 가족을 위한 제14회 행복나눔 운동회’축사에서 '생물학적, 과학적으로 얘기한다면 잡종강세라는 말도 있지 않느냐. 똑똑하고 예쁜 애들을 사회에서 잘못 지도하면 파리 폭동처럼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는 "행사에 참석한 다문화 가족들을 띄워주기 위해 한 말이다"라고 해명한바 있다.

이날 대회는 중국과 베트남 등 9개국 출신 다문화가족 600여명이 참석해 '다문화 가족을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정 시장은 다문화가족의 자녀들을 잠재적 위험요소로 표현하였을 뿐만 아니라 다문화가족 자녀들이 언제든 문제가 될 수 있으니 관리해야 하는 대상으로 표현했다.

다문화 단체는 "익산시장과 공무원들은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이후에도 즉각적인 사과가 없었다"면 "더욱 문제인 것은 이러한 발언이 인종주의적 편견에 입각한 심각한 차별과 혐오의 발언이라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다문화가족과 이주여성 관련 단체들의 항의 행동이 예고되자 지난 6월 20일에 발표한 사과문도 차별적인 인식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며 "정 시장의 발언은 용어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인식의 문제로 한국사회에 살고 있는 이주민 당사자들에게 제대로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전북도에서 가장 많은 결혼이민자가 생활하는 익산시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은 심각한 인종차별과 혐오표현임에도 단순히 말 실수로 취급되고 있다"며 "인권감수성과 다문화 감수성의 향상을 위해 지자체 수장과 고위 공직자들이 먼저 교육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정 시장은 "앞으로 다문화 가정을 위한 정책을 마련해 전국에서 제일가는 행정을 펼치겠다"고 말하고 "본의 아니게 다문화가정에 고통과 아픔을 드리게돼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공식 사과했다.

kyg1541@hanmail.net